경주 농어촌公의 용수 사용 중지 통보에도 새벽 틈타 몰래 사용<br/>환경단체 “행정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법적 책임 물어야” 지적
유례없는 가뭄으로 농심이 타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전국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경주 A골프장이 하천수를 불법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행정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2일 제보자 등에 따르면 최근 열흘 동안 경주 A골프장이 골프장 관리를 위해 보문호 인근 하천에서 살수차 4대를 동원해 최소 수천t에서 수만t의 농업용수를 무단으로 끌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골프장은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와 계약을 통해 농번기를 제외하고 인근 저수지인 보문호의 농업용수를 저수율이 60% 이상일 경우 사용할 수 있도록 약속받았다.
하지만 최근 가뭄이 이어지면서 농어촌공사는 A골프장 측에 안정적인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보문호 용수 사용 일시 중지를 통보했다.
실제로 지난달 말까지 경주지역의 누적 강수량은 102.9㎜로 평년 대비 39.9%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주요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도 55.3%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A골프장은 가뭄으로 농업용수가 부족한 현실을 외면하고 이른 새벽을 이용해 하천수를 몰래 훔쳐 사용한 것.
지역의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전국적인 가뭄으로 농업용수도 모자라 경주시를 비롯한 관련 기관들이 대책마련이 분주한데 A골프장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하천수를 불법으로 사용했다”며 “앞으로 이같은 행위가 근절되도록 행정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법 위반에 대한 책임을 꼭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주 A골프장 관계자는 “살수차를 동원해 저류지에 하천수를 받았으며 관련자료 공개는 할 수 없다”면서 “살수차만 계약하면 물은 그냥 주는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관련법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경주/황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