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풍목우(櫛風沐雨)란 일신의 안위를 잊고 천하를 위해 온몸을 바쳐 일하느라 시간이 없어 바람으로 머리를 빗고 비로 목욕을 한다는 뜻이다.
요즘도 마찬가지지만 요순시대 황하의 물길을 다스리는 치수(治水)는 국가 사업이었다.
순 임금이 신하인 우(禹)로 하여금 홍수를 막도록 황하의 치수사업을 맡겼다. 우는 물길을 터서 사방의 땅과 온 나라에 흐르게 했다. 뒤에 임금이 된 우는 당시 몸소 삼태기와 삽을 들고 물길을 정비했다.
우는 치수 책임자로 일하는 13년 동안 집에도 가지 않고 인부들과 함께 물 속에서 생활했다. 장딴지에 살이 안보이고 정강이 털이 몽땅 빠졌다고 한다.
그는 바람으로 머리를 빗고 비로 목욕하면서(즐풍목우) 나라의 안정을 꾀했다. 우 임금이 백성을 위해 자신의 몸을 힘들게 한 것이 이러했다고 한다. 장자(莊子) 천하편(天下編)에 나오는 이야기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6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즐풍목우의 심정으로 대구를 바꾸고, 대구 재건을 담대하게 밀고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구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는 기득권 카르텔을 깨지 않고서는 대구의 미래가 없다며 대구의 변화를 위해 시정을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고 있다.
‘즐풍목우’는 홍 시장의 대표적인 정치적인 수사다. 중요한 고비마다 즐풍목우를 되뇌이며 자신을 채찍질했다.
2017년 탄핵사태로 위기를 맞은 자유한국당의 대표에 취임하면서, 또 지난해 8월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때 ‘즐풍목우’심경으로 국민을 위한 희생을 다짐했었다. 즐풍목우의 다짐이 빛을 발하길 바란다.
/홍석봉(정치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