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관광산업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최근 삼겹살 ‘비곗덩어리’ 파동에 이어 강릉항 사용 불허 방침, 후포 뱃길 운항 중단 예고, 여객선 고장으로 인한 장기 휴항 등 악재가 연이어 터지며 호황을 누리던 관광업이 깊은 침체에 빠지고 있다.
울릉도는 현재 모 식당이 비곗덩어리 앞다릿살을 삼겹살이라 속여 손님에게 제공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 여론이 확산된 가운데, 후포~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사 ‘에이치해운’이 적자를 이유로 여객선 면허 반납 의사를 울릉군에 타진한 상태다.
또한 강릉시는 강릉항 사용을 오는 10월 말까지만 허용하고 이후는 사용 불허 방침을 정했다. 현재 강릉항과 울릉도 저동항을 오가는 씨스타 5호가 강릉항 어항시설을 이용하고 있어, 향후 사용이 불허될 경우 해당 노선의 여객선 운항은 불가능해진다.
강릉시는 2011년부터 15년간 매년 1년 단위로 사용 허가를 내줬다. 그러나 올해 3월 강릉해양경찰서 개청 이후, 강릉시는 6월 24일까지만 사용을 허가하겠다고 밝혔다가 울릉군의 강력한 요청과 여론 악화로 인해 10월 말까지는 임시 연장시켜 놓고 있다. 7월 현재 강릉시의 방침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후포~울릉도 간 노선을 운항하는 에이치해운도 위기를 맞았다. 이 회사는 2022년부터 1만5천t급 대형 여객선인 ‘울릉썬플라워크루즈호’를 투입해 운항해왔지만, 승객 감소로 3년간 누적 적자만 200억 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진다. 경영남을 이기지 못한 회사는 오는 8월 말까지만 운항한 뒤 노선 면허를 반납하겠다는 입장을 울릉군에 전달하고 의견을 구하고 있다. 울릉군은 운항 지속을 요청했지만, 회사 측은 누적된 적자 속에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다 포항~울릉도를 오가는 대형 초쾌속 쌍동선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도 지난 4월 5일 기관 고장으로 휴항에 들어갔다. 이 선박은 2023년 6월 29일 취항한 신조선으로, 취항 2년도 채 되지 않아 운항이 중단됐고, 재운항 시점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포항~울릉도 간 2시간 대 운항이 가능해 많은 관광객이 기대했던 노선이 운항 중단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기고 있다.
이는 관광객 수 집계에서도 나타난다.
2024년 관광객은 38만 명으로, 11년 전인 2013년 40만 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역대 최고를 기록한 2022년 46만1300 명보다는 8만여명이나 줄었다.
올해 들어서도 상황은 좋지 않다. 6월 말까지 울릉도를 찾은 관광객은 16만914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9만777명)보다 16.52%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하루 1천 여 명이 이용할 수 있는 여객선이 휴항한 가운데, 후포~울릉도 노선마저 운항 중단이 검토돼 울릉군의 고민 또한 깊어만 가고 있다. 실제 울릉군은 한때 관광객 50만명 목표를 설정하기도 했으나 현재 역성장 상태라 달성은 요원하기만하다.
울릉군 관계자는 “여객선사의 경영난과 잇따른 기관 고장에다 최근 식당 악재까지 겹쳐 울릉도 주민 모두가 힘들어하고 있다”며 “해결책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더 큰 난관”이라고 말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