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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기록물 ‘내방가사’

등록일 2022-11-28 16:54 게재일 2022-11-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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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봉정치에디터
홍석봉정치에디터

안동지역의 ‘내방가사’가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내방가사는 주로 규방의 여성들에 의해 창작되고 전해져 왔다. 규방가사라고도 부른다. ‘내방가사’는 경북 안동 지역 양반가의 부녀자들이 짓고 낭송하면서 기록한 여성들만의 문학 장르다.

여성으로서의 삶에 대한 교훈적인 내용부터 남성 중심의 유교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비애와 노동의 고단함, 기행(紀行) 등 여성들의 의식과 생활 체험에서 겪는 모든 것이 소재가 됐다. 두루마리나 책 등의 형태로 필사하고 여성들의 모임에서 낭송함으로써 전승, 전파돼 왔다.


이번에 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내방가사는 조선시대 여성들의 사회적 인식을 담은 기록이자 한글이 공식 문자로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기록물이라는 가치를 인정받아 최종 등재가 결정됐다.


내방가사는 여성들의 한글을 익히기 위한 용도로 활용됐다. 당시 우리나라는 유교적 이념과 남성 중심주의가 문화를 형성하고 있었다. 상류층 여성일지라도 교육과 사회참여는 거의 불가능했다. 여성들은 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삶을 표현하는 것은 물론, 글을 배우는 것도 어려웠다. 내방가사는 여성들의 배움에 대한 욕구가 만들었다. ‘내방가사’는 동아시아의 남성중심주의 사회를 바라보는 여성들의 시선과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녹아 있다.


유네스코 기록물 등재는 안동지역 여성들의 곡진한 삶과 문학정신의 가치를 세계인에게서 인정받은 셈이다. 하지만 급격한 사회변화로 내방가사의 전승이 중단되고 맥이 끊어질 위기다. 이에 안동시가 내방가사전승보존회를 발족해 내방가사 경창대회를 열고 가사모음집을 발간,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점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귀중한 문화유산을 지키는 것은 후손의 도리다.


/홍석봉(정치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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