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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따뜻한 사랑이 되다

윤종희 시민기자
등록일 2022-12-13 18:17 게재일 2022-12-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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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좋은이웃재가노인통합지원센터 소속 복지사, 생활지원사 봉사자들이 직접 김장을 담는 모습.
이달 초 겨울비가 내린 후 한파경보까지 내려지며 본격 겨울 추위가 찾아왔다. 11월이 다가도록 이상 고온을 보이더니 갑작스런 추위는 사람들의 마음부터 움츠리게 했다. 이맘때 김장철 추위는 겨울준비로 바쁜 사람들을 더 종종걸음 치게 한다. 재래시장은 김장거리를 사러 나온 사람들로 활기가 넘친다.

두 달 전만 해도 금배추라 불리던 김장 주재료는 12월이 넘어가면서 값이 많이 떨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갖가지 양념과 부재료가 들어가기에 노인가구와 독거노인들은 언감생심 김장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김장의 노동도 감당하기 힘들지만 노후 생활비가 빠듯한 탓이 더 커서다.

김장을 하지 않는 어르신들은 자녀들이나 친척, 이웃들로부터 몇 포기 얻어먹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도움마저 받을 수 없는 경우는 시장이나 마트에서 조금씩 사먹게 된다. 대부분의 물가가 부담스럽게 오른 올해는 김치값도 만만찮게 올라 부담이 더 커졌다.

포항 좋은이웃노인재가통합지원센터(소장 김한나)는 노인맞춤돌봄을 시작한 2020년 이후 매년 독거노인을 위한 김장나누기 행사를 실시해오고 있다. 올해도 이 행사에 사회복지사, 생활지원사 수십 명이 직접 소매를 걷고 김장을 담았다. 김한나 소장은 “직원들이 직접 담근 김치로 어르신들이 추운 겨울을 따뜻하고 넉넉하게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성스레 담근 김치는 흥해, 청하, 송라 지역의 김장을 못하는 약 130여 명의 독거노인들에게 전해졌다. 독거노인들을 돌봄하는 생활지원사들은 김장을 전달하고 영양교육도 했다. 김장을 전달받은 어르신들은 “겨울식탁에 빠질 수 없는 김치를 줘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고 하셨다. “없이 살던 시절에는 겨울 밥상에 김치가 유일한 반찬이기도 했다”며 “올해도 반찬 걱정 없이 겨울을 잘 보낼 수 있겠다”고 밝게 웃었다.

김장김치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따뜻한 사랑이 되어 추위와 소외로 웅크려지는 독거노인들의 마음을 겨우내 훈훈하게 덥혀줄 것이다. /윤종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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