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개발공사도 주로 2년 장기 계약 방식으로 매각을 촉진했다. 토지개발공사에서 매각하는 토지는 주로 원시 매각이므로 명도의 문제는 아예 걱정할 필요가 없으나, 환매 조건부 매각도 있다.
법원의 경매 토지는 매주 이루어지고 있는데 채권자가 법원에 강제 매각을 신청하여 법원에서 공개 경매하는 것으로 성업공사에서 매각 하는 부동산은 명도 책임을 성업공사가 지고 있는 반면 법원 경매는 매각 당사자인 법원에서 명도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아직 채무자가 거주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반드시 명도 문제를 적극적으로 확인해야 하고, 합법적으로 명도가 가능하다 해도 최소한 명도에 따른 비용은 물론 조기 명도와 다툼을 해소하기 위하여 일정한 추가 비용을 감안하여 입찰을 봐야 한다. 유치권 문제, 광업권, 관습법상 지상권, 분묘기지권, 온천공에 대한 권리 등의 전문적으로 고려해야 할 내용이 너무나 많다. 그리고 농지의 경우도 조건부 매각이 된다.
당나무는 박씨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박씨는 건너 마을에 있는 미스 김과 연애를 할 때 항상 당나무 뒤에서 만났다. 두 사람의 첫 키스부터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용감하고 우람찬 신체의 골격이 더욱 돋보였고, 애인 미스 김은 뽀얀 피부에 통통한 몸매가 너무나 섹시했다. 남자라면 누구나 갖고 싶은 인상이었다. 베트남 전쟁에 지원해서 월남으로 가기 위해 부산으로 간다면서 마지막으로 두 사람은 서로 이승에서는 헤어지지 말자고 몸을 나누었다, 애인 박씨는 죽었다. 그 후 미스 김도 이름 모를 병으로 앓다가 죽어 갔다. 그렇지 않아도 당나무에 쉬어 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강에 대한 걱정이 대단했다. 그 후로 당나무와 김 사장은 몸이 아파 고생하는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이 용마람 태수의 바람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김 사장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모은 돈으로 부동산에 투자하기로 했다. 부동산이야말로 어릴 때 가난했던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현실적으로는 부동산을 살 수 있는 목돈이 없었다. 그나마 공기업에서는 장기 연부로 매각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었다. 토지 개발공사, 성업공사 등에서 길게는 3~4년에 걸쳐 잔금을 치를 수 있는 방법으로 연부매각을 하고 있었다.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경기도 출신 동료 직원 강 선배가 있었는데, 그 선배와 같이 성업공사와 법원 등에서 매각하는 공매 부동산과 경매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 김 사장은 서울의 지리도 잘 모르고 해서 강 선배의 고향인 S시에 부동산에 대해 공동으로 투자하기로 하고 자주 S시에 가고 있었다. 성업공사에서 매각하는 부동산에 입찰을 봤다. 최고가 공개경쟁 입찰 방식이었다. 좀 도시 변두리긴 했으나, 광로변이고, 주변에 구획정리지구가 있었고, 아파트가 여기저기 들어서고 있는 것도 고무적으로 발전 여지가 있는 곳이라고 강 선배가 설명했고, 김 사장이 봤을 때도 그렇게 느껴졌다.
명당이니 양지니 음지니 하고 이론적으로 공부하긴 해도 현실적 투자 앞에는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다. 우선 가격 판단이 잘 되지 않았다. 앞으로 발전 전망에도 확신이 서지 않았다. 돈은 3년 분할 상환이라서 좀 낫긴 했으나, 계약금과 일부 중도금 줄 돈을 제외하고는 저축된 돈이 없어서 역시 걱정이었다. 그런데 우선 나대지라서 명도 책임이 없고, 걱정 끝에 첫 작품으로 변두리 광로에 있는 대지를 입찰을 봤다. 경쟁자가 제법 있었는데 김 사장이 차하위 입찰자와 근소한 금액을 더 쓴 것으로 발표 됐다. 그러나 매입 후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니 실제 거래 금액 보다는 제법 싼 금액으로 낙찰 본 것이었다.
T개발공사 강 선배와 법원에서 실시하는 임야를 낙찰 봤다. 워낙 가격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법원의 경매는 매각을 촉진시키기 위해 낙찰이 안 되면 1회 마다 25%정도 떨어진 가격으로 경매가 진행된다. 임야는 명도 문제가 없어서 강 선배와 공동으로 매입했다. 그 후에 법원에서 실시하는 신개발지 진입도로변 임야를 입찰 보기로 하고 시장조사부터 하고 권리 관계, 개발행위 관련해서 입목도, 경사도 등을 모두 점검하고 반드시 낙찰 받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입찰예정가보다 상당한 금액을 더 높여 입찰을 봤는데도 근소한 차이로 떨어졌다. 법원의 경매는 경매 당일 최고 낙찰자의 입찰 금액을 그 입찰 장소에서 발표하기 때문에 바로 알 수 있다.
김 사장은 그동안 모은 돈으로 서울의 북쪽 변두리인 노원구 쪽에 주유소를 할 수 있는 땅을 매수 했다. 그 토지는 중랑천 건너 광로에 인접되어 있어 토지 앞 소방도로는 있었으나 중랑천 건너 6차선 큰 도로와 연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으로 교량을 놓아야 했다.
미리 고향 향우회를 통하여 구청에 알아보니 다행히 고향에서 오신 분이 간부로 있어 문의한 결과 가능하다고 하여 그러한 지식을 갖고 그 토지를 아주 싼 가격에 매입할 수 있었다. 주유소가 잘 되어 서대문구 이대가 있는 학사 골목 뒤편에 상가도 매입하였다.
당나무는 가난한 잠수부들의 슬픈 사연도 기억하고 있었다. 김 사장 건너집 아재가 죽었다. 잠수부로 작업하다 심장마비로 30대에 죽었는데 김 사장과도 집안의 먼 친척 벌이 된다. 그 건너집 아재에게는 20대 부인과 아들과 딸이 한명씩 있었다. 그 집은 여느 다른 집들도 다들 그랬지만 너무나 가난하였다. 그 부인은 이웃 동네 아들이 없는 늙은 노인에게 씨받이가 되었다. 그 노인이 그 집에 찾아 왔을 때 집이 단칸방 밖에 없어서 그 애들은 갈 곳이 없어 밖에서 울고 있었다. 김 사장은 그들과 또래 친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