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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여년 만에 첫 주민등록증 기뻐 눈물”

피현진기자
등록일 2023-06-19 19:43 게재일 2023-06-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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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사각지대 발굴 안동시, 무호적 할머니 발급 도와
80여 년간 호적 없이 살아온 안동시 서후면 A할머니가 생애 최초로 주민등록증 발급을 신청을 하고 있다. /안동시 제공
80여 년간 호적 없이 살아온 안동시 서후면 A할머니가 생애 첫 주민등록증을 취득해 화제다.

19일 안동시 희망복지지원단에 따르면 지난 8일 복지사각지대 발굴 및 해소의 일환으로 A할머니에 대해 가족관계등록부를 등록하고, 주민등록증을 신규로 발급 신청했다.


안동시 서후면에 거주하는 A할머니는 은행, 병원, 공적지원금 등 국민으로서 개인의 권리를 향유하지 못하고 80여 년 평생을 불편하게 살아왔다. 할머니는 먹고살기 바쁘고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도 없어 혼자서는 호적 찾기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안동시 명예사회복지공무원인 서후면 명리 이장이 할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을 의뢰하면서 안동시에 알려졌다.


이에 안동시와 서후면 행정복지센터에서 무호적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성(姓), 본(本) 및 가족관계등록창설 허가 신청이었다. 안동시는 수차례에 걸친 상담을 통해 희미한 강 할머니의 기억을 되살려 기초를 작성하고, 신분을 확인해 줄 수 있는 인우보증인을 찾고, 대한법률구조공단을 방문해 신청 서류를 안내받고 관련 절차를 진행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할머니는 올해 4월 가정법원에 성·본 창설허가 서류를 접수하고, 관련 기관(경찰서, 민원부서 등)을 방문해 서류를 보완하는 등 행정적 절차를 밟은 끝에 지난 8일 드디어 주민등록증 발급을 신청 했다. 앞서, 안동시는 주민등록번호가 부여되기 전인 4월 선제적으로 사회복지 전산번호를 부여해 생계·의료급여, 기초연금을 타인 명의 통장으로 지원했다.


A할머니는 “80여 년 평생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고,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살아있지만 존재하지 않은 사람이었는데, 생애 첫 통장을 발급받아 너무 기뻐 눈물이 나고 도와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진영 사회복지과장은 “당당하게 이름 걸고 살 수 있게 되었다며 고마움을 전하신 할머니의 삶을 진심으로 응원한다”며 “우리 주변에 어려운 이웃들을 선제적으로 발굴하며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안동/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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