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포스텍 문명시민강좌<br/> 금융인 마크 테토 초청강의<br/>“여백은 절제·불완전의매력”
2023년 1학기 포스텍 문명시민강좌인 ‘Global KoreanⅡ’는 총 6강으로 진행되고 있다.
5강으로 최근 포스코 체인지업그라운드 이벤트홀에서 방송인이자 금융인인 마크 테토(TCK인베스트먼트 공동 대표이사·문화외교자문위원)의 강의가 열렸다. 그의 인기만큼 많은 시민들이 그의 강의를 듣기 위해 강의장을 꽉 채웠다.
2010년 삼성전자에 스카웃되어 한국으로 온 마크 테토가 어떻게 한국적인 아름다움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는지, 그리고 2015년 ‘평행제’라는 북촌 한옥에 살면서 느낀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소개했다. 한옥에서의 삶은 그의 인생에서 큰 변화를 안겨주는 계기가 되었으며, 한국의 전통 건축물과 문화 예술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기와, 한옥 문창살과 정원, 백자, 고가구, 그리고 국악 등의 매력에서부터 찾게 된 것은 한국의 여백, 미니멀리즘, 그리고 일보일경, 정(精), 추억, 자연 그대로, 불완전함의 매력까지 그의 관심이 한국사람 그 이상이었다.
“한 공간이 한 인간에게 이렇게 영향을 끼칠지 몰랐어요.”
한옥에 살면서 그는 한걸음 걸을 때마다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고 한다. 즉 일보일경(一步一景)을 통해 여백을 알려주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리빙센스 잡지의 ‘마크 테토의 물물기행’ 그리고 ‘마크 테토의 아트스페이스’ 시리즈 연재를 통해 한국의 예술가들을 만나면서 그는 한국이 가진 여백의 미를 만나게 되었다.
그가 찾은 여백의 미(美)란 무엇일까?
구본창 작가의 ‘항아리’ 시리즈에서 항아리 안의 여백을 발견하게 되어 아트컬렉션의 시작이 되었고, 설치미술가 지니 서의 작품과 대담에서 전통산수화 속에도 일보일경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박서보 작가의 스트라이프 작업 과정에서는 반복적인 행위 자체가 마음을 비우게 되고 단색화가 마음의 여백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한다.
바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여백이란 비어있는 것, 부족한 것이라고 느끼겠지만, 그는 여백을 절제(節制), 불완전함의 매력으로 이야기한다.
이제까지 보여준 한국의 아름다움 중에서 자신을 은유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야시대 토기’라고 하였다. 달항아리보다 가격이 싸지만 그에게 이 토기는 불완전함의 매력을 준다고 한다.
우리가 몰랐던 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적인 아름다움은 불완전하지만 주변 환경으로 인해 완전하게 되는 것이지 않을까? 사람의 매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마크 테토가 자신을 불완전함의 매력으로 표현한 가야시대 토기처럼 꾸며지지 않은 자연 그대로, 그리고 여백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한 때이다. /서종숙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