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조사·연구 성과 시사회<br/>머리카락 다발 등 과학적 분석 <br/>비단벌레 꽃잎장식 직물 말다래<br/>삼색경금 등 다양한 직물도 확인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4일 경주시 서라벌문화회관에서 2014년부터 추진한 쪽샘 44호 무덤을 조사·연구한 성과를 정리하는 ‘시사회’를 열고 △비단벌레 꽃잎장식 직물 말다래 △피장자의 머리 꾸밈새 △금동제 장신구에 사용됐던 직물 등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이 무덤 발굴조사 당시 주인공의 머리맡에 마련된 부장 공간에서 수백 점이 확인된 비단벌레 금동장식은 비단벌레 날개로 장식한 죽제(竹製) 직물 말다래의 일부임이 밝혀졌다. 꽃잎 모양 50개가 말다래에 각각 부착돼 찬란했던 신라 공예기술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다.
지난 2020년 금동관 주변에서 발견된 폭 5㎝의 유기물 다발은 피장자의 머리카락으로 확인됐다. 또 머리카락을 감싼 직물의 형태를 통해 여러 가닥을 한 데 묶은 머리 모양 꾸밈새도 알 수 있었다.
금동관·금동신발 등 금동제품에 쓴 직물도 다수 발견됐다. 특히, 금동신발에서는 가죽·견직물·산양털로 만든 모직물 등이 확인됐는데, 산양털이 국내 고대 유적에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홍색(꼭두서니 염색), 자색(자초 염색), 황색(원료 미상) 3가지의 색실을 사용한 삼색경금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해당 직물들은 실물자료로는 최초로 확인된 것이 많아 앞으로 직물 연구사에도 중요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발굴조사 결과 이 무덤 주인은 키 130㎝ 내외에 10살 전후한 나이의 신라 왕실의 어린 왕녀(공주)로 추정됐다.
연구소는 보존처리를 마친 유물을 출토 당시의 모습으로 재현해 오는 12일까지 쪽샘유적발굴관에서 일반에 공개한다.
한편 쪽샘 유적은 4∼6세기 신라 왕족과 귀족이 묻힌 집단 묘역이다. 이 일대에서는 2007년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해 1천 기가 넘는 신라 무덤이 확인됐다. 44호 무덤의 경우, 2014년 5월 정밀 발굴 조사에 나서 지난달 대장정을 마쳤다. 그간의 조사 결과, 쪽샘 44호 무덤에서는 총 780점의 유물이 출토된 것으로 집계됐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