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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부부 이웃집 도우러 나섰다 구사일생

정안진 기자
등록일 2023-07-16 20:16 게재일 2023-07-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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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돕던 남편 찾으러 나선 부인<br/>집 나서고 몇 분 뒤 집 쓸려 내려가
쓸려 내려간 집. /연합뉴스

“집을 나서고 불과 몇분 뒤 집이 쓸려 내려갔습니다.”

집중호우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예천에서 60대 부부가 집이 쓸려 내려가기 불과 몇 분 전 집을 나서면서 기적처럼 참변을 피한 사연이 16일 전해졌다.


이모(65)·전모(63)씨 부부의 딸 A씨는 “엄마가 밤중에 물길을 살피러 나간 아빠가 한참을 돌아오지 않아 걱정돼서 찾으러 나갔다가 5분 뒤에 집이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남편 이씨는 폭우가 쏟아진 전날 오전 2시부터 이웃집에 가서 쓸려 내려온 흙을장대로 치워주고 있었다고 한다.


부인 전씨는 휴대전화를 놓고 간 남편이 한참을 돌아오지 않자 걱정돼 집을 나섰고, 불과 몇 분 뒤에 큰소리와 함께 집이 쓸려 내려가는 모습을 지켜봤다고 한다.


집은 토사에 밀리며 아래 도로로 떠내려갔고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서졌다.원래 집이 있던 곳은 터만 남은 채 엉망이 됐다.


A씨는 “집이 쓸려 내려간 뒤에 엄마가 크게 충격을 받았는지 전화하면서 계속 울기만 했다”며 “천만다행으로 목숨을 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은) 몇 년 전에 퇴직하고 고향에 내려가서 고추 농사를 짓고 있었다”며 “사실상 집이랑 밭이 전 재산인데 그게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부모님을 보러 가고 싶어도 도로가 복구가 안 돼 못 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예천/정안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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