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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여 인력 투입됐지만, 깊은 토사에 작업속도 더뎌 ‘발동동’

피현진기자
등록일 2023-07-17 20:06 게재일 2023-07-1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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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 실종자 수색 현장에서는  <br/>굴삭기 등 장비 2천여대 이상 투입<br/>산사태로 주택 매몰 추정 실종자<br/>철제 탐지봉 찔러가며 사투 벌여<br/>하천 범람으로 급류 휩쓸린 경우  <br/>강 하류까지 떠내려간 가능성 커<br/>교각 근처 부유물 걷어내며 확인
17일 오후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본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에서 실종자 수색이 계속되고 있다. /이용선기자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경북 부부지역을 중심으로 강한 호우가 내리면서 경북에서만 19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되면서 구조대원들의 실종자 찾기가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17일 구조당국에 따르면 지금가지 소방과 경찰, 군인 등의 인력 4천여 명과 굴삭기 등 장비 2천여대 이상을 투입해 피해 복구와 실종자 찾기에 나서고 있다.


소정의 성과도 있었다. 지난 15일 주택을 덮친 산사태로 고립돼 실종처리 됐던 예천군 금곡리 주민 1명이 기동대원의 수색으로 긴급구조 됐으며, 16일에는 구조대원들이 효자면 백석리에서 60대 여성의 시신을 찾았다. 하지만 나머지 8명에 대해서는 아직 이렇다 할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구조당국은 실종자 8명 가운데 4명은 산사태로 인해 매몰된 것으로, 나머지 4명은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구조당국은 인력을 나눠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와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들을 찾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17일 오전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산사태 현장에서 실종자 가족이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전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산사태 현장에서 실종자 가족이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산사태로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의 경우 마을로 밀려 내려온 토사의 양이 엄청난데다 이들이 어디서 매몰됐는지 혹은 토사와 함께 떠밀려 내려가다 어느 지역에 이르러서 매몰된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구조 당국은 일일이 철제 탐지봉으로 찔러가며 실종자를 찾고 있지만 토사가 많이 쌓인 곳은 최소 3m가 넘어 이마저도 쉽지 않다. 또한 피해를 입은 가옥의 경우 수색 대원들이 실종자를 찾기 위해 삽으로 흙더미를 파내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쏟아진 흙더미와 부러진 나무 기둥 등에 파묻혀 작업이 쉽지 않다.


복구 작업을 하는 곳도 속도가 더디다. 굴삭기 등 장비를 동원해 토사가 쓸려 내려온 곳을 치우고 있지만 굴삭기가 작업하는 곳에 실종자가 있을 경우 훼손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산사태로 토사에 파묻힌 집이 많아 현장 접근이 어렵워 수색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수색하는 과정에서 소방관들이 다칠 우려도 높지만 구조소식을 기다리는 가족과 마을주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급류에 휩쓸린 실종자를 수색하는 것도 어려움의 연속이다. 예천군 진평리와 벌방리 일대에 13일부터 15일까지 내린 비가 300㎜가 넘어 인근 하천이 범람한데다 유속도 빨라 급류에 휩쓸린 실종자들이 어디까지 떠내려 갔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16일과 17일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실종자 수색에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아직은 하천의 물이 빠르게 흐르고 있어 혹시 수색대원들 마저 급류에 휩쓸릴지 모른다는 위험도 공존하고 있다.


예천군 은풍면 금곡리 산사태 현장에서 소방관계자가 드론을 이용해 실종자를 찾고 있다. /경북소방본부제공
예천군 은풍면 금곡리 산사태 현장에서 소방관계자가 드론을 이용해 실종자를 찾고 있다. /경북소방본부제공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이 마을에서 산사태 등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하천의 유속이 매우 빨라 실종자들이 강 하류까지 떠내려갔을 가능성이 많다”며 “장애물에 걸렸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교각 부근의 부유물을 걷어내면서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예천을 비롯해 이번에 비 피해를 입은 경북북부지역에 19일까지 최고 30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됨에 이번에 피해를 입은 지역 외에도 다른 지역에 따라 추가 산사태 등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관계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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