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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방재시스템 부족 산사태 피해 키웠다”

심상선 기자
등록일 2023-07-17 20:08 게재일 2023-07-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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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개간 원인 지적도

집중호우에 따른 경북 북부지역의 큰 피해는 방재 시스템 부족에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호우, 농업 목적 개간 등이 복합원인이 돼 발생한 것이라고 지역 대학교수들은 입을 모았다.

정영훈 경북대 건설방재공학과 교수는 17일 “일반인들은 이번처럼 큰 피해가 생기지 않으면 재난방재시설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내고, 있어야 할 필요성도 못 느끼는 것 같다”며 “이런 방재시설에 대한 인식 전환이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재난 대비는 사전에 하는 것이지 피해가 발생 뒤 하는 것은 수습에 불과하다”며 “미리 준비하지 않고 있다가 ‘봄에는 산불, 여름에는 수해’하는 식으로 재난 때마다 임시방편으로 해당 재난에만 집중하는 현재의 대응 방식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위험지역이 파악됐으면 사방댐·제방 건설 등 구조적인 대책뿐 아니라 비상시 대피요령 등 비구조적 대책도 충분히 마련하고, 주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경북 북부지역처럼 재난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자가 많이 사는 지역에서는 이들은 안전취약계층으로 분류하고 재난 관련 정보를 마을방송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알릴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인조 대구대 환경기술공학과 교수는 이번 집중호우의 원인을 기후변화에 따른 것으로 봤다.


그는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만나면 수증기가 흐르는 ‘대기의 강’에 더 많은 양의 수증기가 생기게 되고 이 수증기가 호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학적으로는 정확한 패턴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기후변화에 따라 앞으로 집중호우는 늘어나는 추세가 될 것인 만큼 예전 기준으로 설치한 방재시설은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방재시설 부족과 별도로 일부 산사태는 무분별한 개간이 원인이 됐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2명이 숨진 영주시 풍기읍 삼가리 산사태 현장 주변은 원래 숲이 우거진 곳이었으나 2020년을 전후해 대부분 나무를 베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산사태로 마을전체 13가구 중 5가구가 매몰 피해를 본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 일대도 주변이 사과밭으로 개간됐다. /심상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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