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 원작의 ‘미운 오리 새끼’를 각색한 부산시립극단의 가족 뮤지컬이다.
하늘을 나는 연습 중이던 백조 가족. 막내 백조의 실수로 아빠 백조가 사냥꾼의 총에 맞아 죽게 된다. 충격으로 기억을 잊은 막내는 날개를 다친 오리 엄마의 도움으로 기억을 잊은 채 살아간다.
다른 외모의 막내를 괴롭히는 아기 오리들. 포식자임을 알지만 다친 강아지를 구해주게 된 막내와 엄마 오리. 사냥개에 사로잡힌 오리들을 구하기 위해 나선 엄마 오리. 오리들은 탈출에 성공하지만 엄마 오리는 사로잡히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막내와 친구들의 엄마 구출 대작전. 극은 한 시간가량 진행되며 미움, 이해, 공포, 사랑 등 여러 감정이 담겨 있다.
가족뮤지컬이라 해서 예쁘고 밝은 모습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 이 작품의 매력이다.
덕분에 극 중간중간 막내 백조의 감정에 몰입한 어린 아기 친구들이 대성통곡 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그리고 지역의 유명 관광 명소들을 대사 중간에 넣음으로써 관객들에게 친근감과 큰 웃음을 안겨줬다. 왠지 극이 끝나면 반월성에 가서 백조 가족을 찾아야 할 것 같았다.
부산시립극단의 미운 오리 새끼는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 메시지 전달, 지방 어린이들의 문화 체험 빈곤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번 무대는 제14회 대한민국 국공립극단 페스티벌 프로그램 중 하나다.
지난 5일부터 8월 6일까지 8개의 국공립극단이 참여한다.
5일 수원시립공연단의 ‘몽연’, 6일 인천시립극단의 ‘전명출평전’, 9일 경산시립극단의 ‘울고넘는 박달재’, 15·16일 부산시립극단 ‘미운오리새끼’, 23일 목포시립극단 ‘보물섬’, 26일 포항시립연극단 ‘펭귄’, 29일 경남도립극단 ‘앙금당실 토별가’, 8월 4, 5, 6일 경주시립극단 ‘1915 경주 세금 마차 사건’ 순으로 경주 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진행된다.
그중 ‘울고 넘는 박달재’(5세 이상), ‘미운 오리 새끼’(36개월 이상), ‘보물섬’(36개월 이상) 세 편은 유아들도 함께 관람 가능한 가족 연극이다.
그리고 ‘앙금당실 토별가’와 ‘1915 경주 세금 마차 사건’은 초등학생 이상이면 관람 가능하다. 어린 아이를 둔 부모님들은 아이를 데리고 연극이나 영화, 연주회를 보러 가게 되면 지레 눈치가 보여 주눅이 든 적이 많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기 바란다.
지역의 단점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문화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국공립 페스티벌은 특별하다. 여러 지역에서 참가한 우수한 극단들의 작품을 한 편에 5천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관람이 가능하다.
더 넓게 홍보가 되어 많은 시민들이 혜택을 누림으로써 페스티벌이 오래도록 유지되기를 바란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