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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기적’ 불상 넘어진 시기는 1천36년 지진과 관련성 주목”

연합뉴스
등록일 2023-07-25 20:05 게재일 2023-07-2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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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열암곡 마애불 세미나서<br/>전도 시기 1050년±317년 분석
이른바 ‘5㎝의 기적’으로 불리는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이 넘어졌으리라 추정하는 시기가 기존 연구보다 앞설 수 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이광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25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열암곡 마애불상 보존관리 연구용역 학술 세미나’에서 열암곡 마애불의 상태와 안정성을 평가한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원은 2018년 연구를 통해 열암곡 마애불이 1천550년경 넘어졌으리라 추정한바 있다.


그러나 이 연구위원은 “당시 조사에서는 암반 아래에 있는 토양 시료를 채취해 햇빛을 보지 못한 기간을 추정했는데, (시료 자체의) 오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불상이 발견된 지 약 10년이 지나 조사한 만큼 주변 정비 사업 등으로 토양에 인위적인 행위가 가해졌을 가능성이 있고, 그로 인해 시기를 정확히 측정하기 힘들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연구를 통해 암석 표면의 노출 연대 즉, 햇빛을 언제부터 보기 시작했는지 분석한 결과 1050년±317년이라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오차 범위를 고려하면 733년부터 1367년까지다. 불상 제작 시기를 8∼9세기로 추정하는 점을 고려하면 넘어진 채로 있었던 기간이 길 수도 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와 경주시가 2015년 발간한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정비 보고서’에 따르면 통일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에 이르기까지 경주 일대에서는 여러 차례 지진이 난 것으로 확인된다.


‘삼국사기’는 779년 지진으로 집들이 무너져 100여 명이 사망했다고 전하고, ‘고려사’와 ‘고려사절요’ 등은 정종(재위 1034∼1046) 시대에 3차례 지진이 났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2011년 한 연구에서 제안한 1036년 지진 발생 시기와 유사한 결과”라고 언급하며 “암석에서 나온 자료는 오염이 덜 됐기에 (실제 넘어진 시기와) 근접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지 않았기에 범위가 넓다.과학적 분석을 통해나온 결과로 가능성이 높기는 하나 절대적인 수치는 아니다”며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여지를 뒀다.


이 연구위원은 불상의 안정성 측면을 분석한 결과,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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