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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도암정의 우아한 연꽃

류중천 시민기자
등록일 2023-08-08 18:34 게재일 2023-08-0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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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만발한 연꽃 화려한 자태<br/>정자·독바위·나무 아름다운 조화
도암정 연못에 피어난 연꽃.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짊어진 정자를 배경 삼아 피어난 연꽃의 우아함에 한여름 더위를 잠시 잊는다.

도암정 연꽃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발길이 늘어나고 있다. 정자는 화려하지는 않으나 은은하고 엄숙함이 묻어나고, 계자 난간은 근엄한 선비처럼 힘이 있고 곡선의 멋스런 운치는 더할 나위 없다.


아홉 봉우리를 이루며 병풍처럼 마을을 감싼 구봉산에 학이 둥지를 튼 듯한 ‘비룡학소형’의 황전마을 입구에 도암정과 연지가 있다. 이맘때면 연꽃이 만발해 장관을 이뤄 길손들의 발길을 잡는 곳이다. 도암정은 봉화 읍내에서 가까운 곳에 있으며, 황파 김종걸이 1650년 건립해 사림의 석학지사를 모아 학술을 논하고 나랏일을 공론했던 장소였다. 독바위 옆에 정자를 짓고 도암정(陶巖亭)이라 불렀다. 정자는 정면 3칸 측면 1칸 반 규모의 팔각 기와집인데 전면에는 방지를 조성 하였으며, 연못을 향한 전면을 제외한 삼면에는 토석 담장을 두른 후 좌우측에 사주문을 세워 정자로 출입했다. 연꽃이 만발한 네모난 연못 중앙에 소나무를 심은 인공섬인 당주(唐州)가 있고, 정자 우측에 큰 바위를 독바위, 단지바위, 도암이라고 부르며 천년에 한 번씩 뚜껑을 벗는다고 하여 천년바위라고도 부른다. 연못은 수백 년 동안 한 번도 물이 마른 적이 없으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탐스러운 연꽃이 만개하고, 누가 기르는 일도 없는데 많은 물고기가 서식하고 있다.


도암정을 중수한 김종걸의 후손인 김구한이 중수기(1831년)에 정자의 주변 바위와 연못의 뛰어난 경치를 칭찬했는데 “하늘이 아끼고 땅이 비장(秘藏)해 둔 것”이라고 하듯 아름다운 경관에 정자가 들어서 있다.


여름이면 연꽃이 만발해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정자와 독바위, 느티나무, 소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은 조화를 이루어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심미관을 보여주고 있다. 문화재청이 도암정 원림을 명승으로 지정 예고를 할 만큼 빼어난 경관이다.


도암정이 있는 황전마을은 의성 김씨의 집성촌으로 종가인 경암헌, 서원인 봉산리사, 봉산서당 등이 사적 및 지방문화재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짙푸른 연잎은 바람이 스칠 때마다 파도처럼 일렁이고, 틈새마다 연꽃이 활짝 피었다.


어쩌면 이토록 화려할까? 고고한 자태다. 필 때는 신비하고 피어서는 기품 있고, 질 때는 고고한 도암정 연꽃의 모습이 길손을 유혹한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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