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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공공요금 인상, 서민 경제 갈수록 팍팍

허명화 시민기자
등록일 2023-08-08 18:34 게재일 2023-08-0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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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가스·대중교통 요금 등 올라<br/>집중호우와 계속되는 폭염 탓에<br/>근원·체감 물가도 껑충 서민 비명
집중호우와 폭염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비상인 가운데 10월부터는 원유가격도 인상될 예정이다. 사진은 한 마트의 우유 코너 모습.
지난 7월 집중호우와 함께 기록적인 폭염을 겪고 있는 지금, 하반기에도 공공요금 인상으로 인한 서민 경제가 갈수록 팍팍해질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 그동안 물가안정 차원에서 동결했던 수도, 가스, 대중교통 요금 등을 잇따라 인상하고 있다. 우선 대구시가 이달부터 도시가스 소비자 요금을 0.6% 인상하기로 했고 경북에서는 지난달 17일 ‘경상북도 물가대책위원회’를 개최해 하반기에 도시가스 공급 비용을 3.76% 올리기로 결정했다. 가정용 월평균 사용량(2253MJ)을 기준으로 포항권역 4.18%(250원 인상), 구미권역 4.98%(300원 인상), 경주권역 2.24%(140원 인상), 안동권역 3.64%(290원 인상)로 각각 인상했다. 이에 따라 경북에서는 도시가스 사용 가구의 요금이 평균 0.44%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반기부터 적용되는 경북의 택시 기본요금도 700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세수 확보가 급한 각 지자체에서는 서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한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원가 상승이 공공요금의 인상을 결정한 배경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 물가의 상승률이 최근 2개월 연속으로 전년(2022년) 대비 2%대로 내려왔지만,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3.9% 올랐고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1.8%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 10월부터는 원유가격이 1ℓ당 88원 인상될 예정이다.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직장인의 점심값, 자영업자의 운영비(전기, 가스, 재룟값), 주부의 장바구니 물가가 공공요금의 인상과 함께 집중호우와 계속되는 폭염으로 여전히 ‘물가 상승 중’인 이유다.


특히 지난달 집중호우로 인해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채소류의 가격이 폭등했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7월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6월)과 비교해 채소류는 7.1%, 농산물은 4.7%로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상추는 83.3%, 시금치는 66.9% 등 잎채소류 가격이 크게 오름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음식점·주점업의 소비도 다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높은 외식 물가가 그 이유인데 지난해 3분기에는 21년 만에 최대 폭인 8.7%나 상승하면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2분기까지 7~8%의 높은 증가 폭을 보였다.


포항시 북구에서 음식점을 수년째 운영하고 있는 김 모(57·양덕동)씨는 “최근에 재룟값이 너무 올랐다. 그동안 손님상에 상추를 내놓았는데 가격이 너무 올라 이제는 쌈배추를 쓰고 있다. 직장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이라 점심 손님이 매출의 대부분인데 지난 5월부터는 손님도 줄어드는 것 같다. 그나마 다른 직원 쓰지 않고 가족들끼리 하니까 버티고 있다. 재룟값 인상으로 가격을 올릴까도 고민하고 있는데 막상 올리자니 또 고민”이라고 하소연했다. 초곡에서 칼국수 집을 운영하는 정 모(55) 씨도 “김치와 깍두기를 일주일마다 10포기 정도를 손수 담그고 있는데 며칠 전에는 배춧값이 전보다 2천원 정도 오른 것 같다. 이러다간 직원들 월급 주는 것도 부담이 된다”고 푸념했다.


마트 온라인 배달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주부 박 모(46)씨는 “물가 상승이 쥐도 새도 모르게 오르고 있는 것 같다. 신용카드 유료서비스로 온라인 몰 5천원 할인되는 쿠폰이 3만원 이상에서 5만 원으로 바뀌었는데 쿠폰 적용이 안돼서 안내글을 보니 이번 달부터 가격이 5만원대부터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금액이 오르니 기분이 상당히 안 좋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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