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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부서진 집 강풍 견뎌낼 지…” 잠 못 드는 예천 주민들

정안진기자
등록일 2023-08-09 19:45 게재일 2023-08-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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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눈’ 북상에 벌방리 긴장 고조<br/>응급복구 80% 실종자 2명 남아<br/>강제 대피령에 마을회관으로<br/>“또 어떤 재앙 닥칠 지 걱정 태산”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 중인 9일 오후 지난 7월 폭우 피해가 난 예천군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에서 비옷을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피해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예천군 제공

“오늘 밤은 잠 못 잘 것 같아요”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 중인 9일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달 전례 없는 폭우가 몰고온 산사태로 마을 전체가 초토화되다시피했고, 지금도 복구작업이 끝나지 않았는데 태풍 북상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아연실색했다.

이 마을에는 포클레인과 트럭이 커다란 돌과 흙더미 등 산사태 잔해를 연신 퍼냈다. 복구 노력 덕에 마을은 어느 정도 정돈된 모습을 보였으나 산사태에 휩쓸린 마을은 여전히 황폐하다.

세간도 정리되지 않은 부서진 집에서 어떻게 태풍을 이겨낼지 암담하다. 그나마 덜 부서진 집에서는 태풍을 조금이라도 막아보고자 종이상자와 비닐로 부서진 곳을 메워보지만 얼마나 바람을 막아줄지 걱정이다.

주민들은 태풍 피해 예방을 위해 강제 대피령이 떨어져 벌방리 마을회관으로 대피해야 한다. 지난 폭우 때에 이어 또다시 피난살이를 해야한다.

삼삼오오 모인 주민들은 마을회관 주변에 설치된 텐트와 구호 물품들이 바람이 날려갈까 봐 너도나도 나서 정리를 했다.

마을회관 옆에는 수해 피해 임시 주거용 주택 설치도 한창이다. 총 11동이 설치된 임시 주거용 주택에서는 태풍에 대비한 모래주머니가 쌓여 있다.

한 주민은 “강한 태풍이 올라온다고 하니 오늘 밤에는 잠은 못 잘 것 같다. “저번 폭우 때는 집채만 한 바위가 떠내려왔는데, 이번 태풍은 또 어떤 재앙을 몰고 올지 걱정이 태산이다”고 넋두리했다.

예천군에서는 지난달 발생한 산사태로 인한 실종자 2명을 찾기 위한 수색이 계속되고 있다. 이재민 또한 33가구 58명이 남아 있다.

예천군 관계자는 “산사태 피해 응급 복구 현황은 대략 80% 정도로 보고 있다”며 “현재 태풍 예비특보 상황이라 각 부서에서 현장점검을 하며 전 직원이 비상근무 대기 중이다. 주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태풍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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