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중심 의대 신설 통해<br/>의학·공학 이해 ‘의사 과학자’ 육성<br/>필수 의료 줄줄이 폐업하는 상황<br/>연구 뒷받침할 적절한 보상 필수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은 인구 1천명당 의사 수가 4.8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보다 2배 가량 많았다. 경북은 2.2명으로 세종시(2.0) 다음으로 의사 수가 가장 적어 의료서비스가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의대를 신설하고자 하는 대학은 지방에서는 10곳이며 수도권은 2곳이다. 경북에서는 안동대와 연구중심 의대로 방향을 정한 포항의 포스텍이다.
포스텍의 연구중심 의대 신설은 경상북도, 포항시, 포스텍이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2028년까지 연구중심 의대를 설립해 8년 과정(2년 의사 과정 +4년 의사 과학자과정 +2년 의사 과정)과 대학원까지 12년의 교육과정을 거치며 매년 50명 정원의 의사 과학자 양성과정을 개설하고 연구중심 병원과 질병 관련 연구센터를 건립하고자 한다. 이 병원의 직전 단계인 포스텍 의과대학원은 올해 개원한다.
의사 과학자는 의사이면서 과학자로서 기초과학과 임상 두 영역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균형 있게 갖춘 전문가로 과학자에 가깝다. 또 연구중심 의대는 치료를 하는 임상의를 배출하는 것이 아니라 다가올 질병의 예측, 치료기기 및 백신 개발, 장기 재생 및 교체 등을 연구하는 의사를 양성하고자 한다. 코로나19 이후 발 빠른 백신 개발을 보며 연구하는 의사인 ‘의사 과학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포항은 철강산업의 단일구조에서 미래산업으로 바이오 헬스 분야의 국책 사업도 유치해 포항의 미래를 찾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에서야 정부 차원의 의사 과학자 지원 사업이 시작되어 선진국에 비해 출발이 한참 늦은 상황이다. 소청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등 필수 의료가 폐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 과학자들에게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금전적 보상은 물론 정신적·사회적 보상이 적절히 잘 이루어지도록 하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먼저 의대를 나와서 의사 과학자를 지원하는 현실 속에서 의사 과학자의 절대적인 숫자는 많지 않은데 의대 졸업생 3천508명 가운데 의사 과학자 지원자는 30명 정도로 졸업생의 1% 미만이다. 또 의사 과학자를 선택했지만 지원과 보상에 있어서 충분치 않으면 다시 임상의로 돌아가고 있는 게 대부분이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인력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의료기관 근무 의사의 평균 연봉은 2억3천만 원인데 의사 과학자에게는 이만큼의 수입이나 안정성을 제공할 만한 토양은 마련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에서도 의사 과학자 100명이 출발하면 단계별로 빠져나간다. 이들은 낙오가 아니라 개업해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퇴로가 있는 이들을 잡아놓으려면 엄청난 지원책이 필요하다. 포스텍에서는 의대를 나와서 의사 과학자를 선택하는 것이 아닌 처음부터 의사 과학자를 선택해 경북도와 포항시의 지원 속에서 의학과 공학을 이해하는 전문가를 양성하고자 한다.
김무환 포스텍 총장은 “포스텍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방안은 의사 과학자를 양성하는 것이다. 이를 대비해 이미 유능한 교수와 의사의 영입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다. 포스텍에 우수한 교수들이 모이면 우수한 인재들이 자연스레 따라오듯 대학병원이 설립되면 포항지역에도 여러 이점이 생길 것”이라고 전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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