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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로 다시 급증하는 가계대출, 경각심 가져야

허명화 시민기자
등록일 2023-08-29 18:37 게재일 2023-08-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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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년 만기 출시 ‘부동산 회복 기대감’<br/>사상 최고치 기록… 이달만 2조 넘어<br/>한은 “금리 1~2%대 하락 가능성 낮아”<br/>
포항의 한 시중은행 모습.
최근 들어 가계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그 원인으로 지목된 50년 만기의 주택담보대출이 ‘부동산 회복 기대감’을 가지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빚 폭탄’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가계 신용(빚) 잔액은 지난 3월 말 대비 9조5000억원 증가한 186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 신용은 가계가 은행 등에서 받은 대출(가계대출)과 카드사·백화점 등에서 외상으로 산 대금(판매신용)을 더한 금액이다. 이는 가계가 짊어진 포괄적인 빚의 규모를 보여주고 있다. 가계 빚의 증가 원인은 가계대출인데 그중 ‘주택담보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감소한 이후 3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고 2021년 4분기 이후에 가장 큰 증가 폭이기도 하다. 이번 달에도 5대 은행에서만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2조원 넘게 늘어났다. 실제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도 지난해 4분기 9만1000호, 올해 1분기 11만호에 이어 2분기까지 15만5000호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대구·경북지역에서도 주택 구입 자금 수요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커지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 본부가 발표한 ‘6월 대구·경북지역 금융기관 수신(예금) 및 여신(대출) 동향’에 따르면 수신 잔액은 270조2372억원으로 전달 대비 6069억원 늘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으나 증가 폭은 지난 5월(6507억원)보다 축소됐다. 반면 금융기관의 총여신 잔액은 239조2012억원으로 9570억원 늘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154조366억원으로 9552억원 늘어 전월(6585억원)보다 증가 폭이 컸다.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은 원리금을 50년에 걸쳐 상환할 수 있는 대출 상품으로 지난 1월 수협은행이 선보인 뒤 5대 시중은행(농협·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도 지난달 이후 줄줄이 출시했다. 만기가 길어질수록 대출자가 갚아야 할 전체 원리금은 늘어나지만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1년 단위로 소득 대비 원리금 감당 능력을 보기 때문에 당장 현재 대출자 입장에서는 전체 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예를 들어 대출금이 3억원이라면 30년 만기는 151만156원(월 납입액)과 2억4401만6261원(총이자)이지만 50년 만기는 124만7915원(월 납입액)과 4억4874만9059원(총이자)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급증하고 있는 가계대출의 주범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지목되면서 5대 시중은행을 상대로 종합점검을 하고 새로운 지침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포항 남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 모(43)씨는 “정부의 시중은행 점검으로 규제를 하게 되면 이 전에 대출 받은 사람들만 운 좋게 이득을 보는 거다. 개인적으로 5년 이내 상환이 가능해서 대출금액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는데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해서 집을 샀다면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 또 금리가 1~2% 수준으로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에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를 먼저 고려하면서 부동산 투자를 해야한다. 특히 젊은 세대가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금융기관에 돈을 빌려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일은 우려된다”고 전했다. 현재 우리나라 국내총생산량(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101%다. 이 비율을 점진적으로 80% 수준으로 낮추는 게 한국은행의 목표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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