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휴양림이 최고다

김순희 시민기자
등록일 2023-09-12 18:27 게재일 2023-09-13 12면
스크랩버튼
비학산자연휴양림의 경치가 좋은 숲속의 집 숙소 전경.
짧은 시간에 자연을 제대로 즐기려면 인근에 자리한 휴양림이 최고다.

여유 있는 휴가라면 멀리까지 달려가겠지만 금요일 퇴근 후에 모여 토요일 아침에 헤어져야 할 일정이라 비학산 자연휴양림을 숙박지로 정했다. 가깝다는 이유로 언제든 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문을 연 지 9년이나 되었지만 이번에 처음 방문했다.


포항시 북구 비학산 기슭에 있다. 차를 몰고 내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가다 보니, 과수원에 올사과가 발갛게 익어가고 벼 이삭도 벌써 고개를 숙였다. 창문을 열고 달렸다. 오후의 상쾌한 공기가 손님맞이를 한다. 돌탑이 보이고 연못에 산그림자까지 드리웠다. 깊은 골짜기에 위치해서인지 기온이 포항 시내보다 3∼4도 내려간다.


성수기가 지나서인지 골짜기에 우리 소리뿐이다. 수도권에서는 비수기에도 휴양림은 예약하기 힘든데 여름휴가, 극성수기에도 자리가 조금은 남아 있다고 했다. 어찌 보면 붐비는 것보다 제대로 쉬고싶은 사람들에게는 행운인 곳이다. 우리가 예약한 편백실(숲속의 집)은 방 2개, 화장실 1개에 넓은 거실과 깨끗한 시설이다. 성수기는 매년 7월 15∼8월 24일과 금요일, 토요일, 공휴일 전날이다.


비학산 자연휴양림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풍부한 산림자원을 바탕으로 조성된 곳이다. 2015년 6월에 개장하여 숙박시설로는 산림휴양관 10실, 테라스 하우스 4실, 숲속의 집 6실, 동물 카라반 6실, 야영 데크 6개 등이 있다. 편의시설로는 물놀이장, 다목적구장, 야외무대, 야외 바베큐장 등이 있다. 잔디 광장과 샤워 시설도 갖춰져 있어서 규모 있게 꾸몄다는 느낌이다.


비학산 자연휴양림에는 계곡이 있지만 물이 부족해서 물놀이는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다행히 수영장이 있다. 이것이 학부모님들이 여러 휴양림 중에서 비학산 휴양림을 선택한 이유라고 한다. 관리실 앞에는 농산물 직판대가 있다. 지역 주민들이 생산한 신선한 농산물을 판매하는데, 양파, 가지, 고추, 애호박 감자 같은 채소들이 있다. 가격은 저렴하고 무인 판매라 직접 계산해서 통에 넣으면 된다.


수영장 위쪽에는 테라스 하우스가 가파른 곳에 있어서 전망이 좋다. 휴양관은 관리실 위에 있는데 휴양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어서 경치가 좋은 곳이다.


숙소에 문을 열고 들어서니 편백향이 우릴 반긴다. 내부 벽이 모두 편백으로 덮혔다. 복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난간 모두 편백이다. 2층 창을 열었더니 산딸나무 열매가 주렁주렁 발갛게 익어간다.


짐을 숙소에 내려놓고 주변을 산책했다. 숲이라 가을이 더 일찍 찾아온 것인지, 기분 좋은 서늘한 바람이 휴양림 가득한 나무들 사이로 불어온다. 무궁화와 배롱나무에 늦은 여름꽃이 달렸고, 개미취와 코스모스가 가을이 왔음을 알린다. 깊은 골짜기라 일몰이 빨리 찾아온다. 해그림자가 산을 천천히 기어오른다. 온몸이 쉬는 기분이다.


일행들과 이참에 휴양림 도장깨기 해 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비학산 말고 영덕 칠보산, 영천 운주산승마, 보현산, 경주 토함산, 영양군 영양에코둥지, 청송군자연휴양림이 포항에서 가깝다. 그밖에 숲나들e에서 검색해보니 대구 경북에 위치한 휴양림이 20곳이 더 있었다. 이렇게 많은 휴양림이 우리를 위해 마련돼 있는 줄 모르고 살았다.


숲나들e 홈페이지에는 휴양림마다 다양한 체험을 신청받는다. 시가 있는 숲길 산책, 참나무에 대해 알아보는 참참참, 댕댕이와 함께 떠나는 숲속 여행, 뻐꾸기와 뱁새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오목눈이의 생태에 대해 배울 수 있다. 금강송과 친구가 되는 체험도 있고 칡덩굴로 다양한 놀이 체험도 할 수 있다. 휴양림에서 진하게 놀며 가을을 체험해보길 추천한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