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드라이브 ‘가을 청송’ <br/>오늘부터 ‘사과축제’로 들썩<br/>청송정원 백일홍 감상은 ‘덤’
전 지역이 산으로 둘러싸여 자연환경이 수려하다는 것은 청송의 장점이다. 1976년 주왕산이 국립공원으로, 2014년에는 주왕산 등 군내 주요 지질명소를 평가하여 환경부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 2017년에는 군 전역이 청송유네스코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했다.
도시브랜드는 산소 카페 청송군인데 실제 전체 면적의 80% 이상이 산림지역이며 굴뚝에 연기나는 공장이 한 곳도 없는 청정지역이다. 환경관리청의 대기오염도 측정 결과 전국에서 가장 맑은 공기를 가진 곳이라 한다.
잘 익은 사과의 색이 붉어서 단풍처럼 고운 걸 사과 단풍이라 한다. 이맘때 청송은 눈 돌리는 곳 어디나 붉다. 울긋불긋한 산과 누런 들판, 그 사이로 과수원의 사과가 어울려 청송의 가을은 눈이 부시다. 모든 것이 무르익었다. 이때다 싶게 사과 축제가 11월 1일부터 5일까지 열린다. 장소는 청송읍 용전천 일원(현비암 앞)이다. 하늘에서 풍선을 떨어뜨려 황금사과를 찾는 ‘만유인력-황금사과를 찾아라’, 만보기가 달린 방망이로 지퍼백 속의 사과를 두드려 잼을 만드는 ‘꿀잼-사과 난타’ 등 재치 있는 체험도 준비되어 있다.
사과 축제와 더불어 청송에 가면 찾아볼 것이 많다. 먼저 넓게 펼쳐진 억새의 물결이다. 파천면 신기리에 오래된 느티나무가 섰다. 그 아래 쉼터도 있고 효부각이 있어 찾기 쉽다. 근처에 차를 세우고 하얗게 머리를 풀어 헤친 억새밭을 거닐면 키 큰 억새 사이에 묻혀버릴 지경이다. 소문이 나지 않아서인지 찾는 사람이 없어서 그 넓은 밭이 온통 우리 차지다. 걸을 때마다 놀란 메뚜기가 달아난다. 우리 발소리와 바람에 스삭거리는 으악새 소리뿐이다.
바로 근처에 청송정원이 있다. 13만6천㎡의 어마어마한 넓이에 백일홍이 가득 찼다. 주말이라 많은 사람이 찾았는데도 주차장이 넓어 복잡하지 않았다. 입구에 서서 정원을 내려다보니 색색의 꽃이 저 멀리까지 펴서 다 둘러보려면 한참 걸어야 했다. 파라솔 아래 노란색 빨간색 우산을 놔두고 골라 가져가도록 배려한다. 오늘처럼 햇살이 눈부시면 양산으로 쓰고, 비가 올 때는 우산으로 사용하면 좋겠다. 물론 사진 찍을 때 소품으로 쓰면 더 좋을 것이다. 꽃밭 사이로 관람객이 많아서 백일홍보다 ‘사람꽃’이 더 이뻐 보였다.
곳곳에 사진을 찍으라고 조형물이 놓여서 다양한 포즈로 인증샷을 찍는다. 사과 모형 속으로 쏙 들어가 김치를 외치고, 단체 여행객들은 갖가지 형태로 찍느라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워낙 넓어서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가 없다. 꽃밭 사이로 난 길은 마사토라 맨발 걷기에 딱이다. 신발을 손에 들고 걸어 다녔다. 맨발로 걷는 사람들을 위해 입구에 먼지떨이와 씻을 공간까지 마련했다. 세심한 청송군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었다. 넓은 꽃밭을 한참 걸으니 목이 말라서 입구 편의점에 들어갔다.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 사야지 했지만 팔지 않았다. 산소 카페 청송이라 맑은 공기 속에서 향기로운 커피를 마시고 싶은 이들이 많을 텐데 주민들이 운영하는 카페 하나 정도는 마련해도 좋았을 것이다. 커피와 함께 특산물 사과를 넣은 여러 간식도 팔면 금상첨화일 텐데 말이다. /김순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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