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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사랑 김원영씨… 잠을 부르는 국화

김상영 시민기자
등록일 2023-12-14 19:23 게재일 2023-12-1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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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효능을 살펴보니 만병통치약인 듯하다. 소화, 안정과 진정, 감기, 시력, 혈액 순환, 피부, 해독, 혈당, 염증, 간과 뇌, 콜레스테롤, 면역력, 호흡기, 심장에 두루 좋다니 말이다.

의성에는 국화 베개로 불면을 다스리는 사람이 있다. 김원영씨<사진>다. 농업기술센터에서 퇴직하고, 고향에서 소일삼아 온갖 농사를 짓는다. 평생 농사법을 익히고 지도하였으니 정통하다.


국화는 씨앗이 없단다. 봄에 새싹을 한 삽씩 떠서 가식했다가 40cm 간격으로 밭에 옮겨 심으면 된다. 수입은 그리 기대할 수 없다. 다만 고추 농사보다는 낫다고는 한다. 말린 국화 600g(1근) 가격은 2만7천원 쯤 한다. 한 사람이 하루 6근 정도를 딸 수 있으니 일당은 16만2천원 가까이 된다.


그나마 국화는 고추 농사에 비하면 품이 덜 든다. 심어놓으면 별 탈 없이 수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고추는 여름 땡볕에 일여덟 번 따는 데 비하여 국화는 가을에 세 차례면 끝이다. 말리기도 편리하여 고추 자동 건조기에 말려 읍내 가게에 내다 팔면 된다.


발견과 발명은 우연한 기회에 온다. 김상영씨는 건조기를 고추에 맞춘 고온에 국화를 말린 적이 있었다. 하나, 꽃이 갈색으로 변색해 시중에 팔 수 없게 됐다. 그는 할 수 없이 국화로 베개를 만들어 봤다. 그런데 이 베개가 진가를 발휘하였다. 불면을 잠재우기에 직방이었던 게다.


불면의 고통은 겪어보지 않고는 논할 수 없다. 김원영 씨도 한때 심한 불면증을 겪었었다. 그의 하소연이 이를 증명한다.


“잠과의 전쟁을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아마 몇 십 년 전부터였을 거다. 잠이 오면 자고 오지 않으면 안자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다. 잠 못자 한 밤 중에도 뽀스락거리니 옆에 있는 아내도 덩달아 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아내를 피하여 안방에서 거실로 이사 나온 이유도 불면의 밤 때문이었다.”


“하루에 잠을 두세 시간 자는 게 일상화되니 7~8시간 잤다는 얘기는 먼 나라처럼 여겼다. 한밤중에도 저절로 눈이 떠져 버리고 한번 깨면 끝이다. 새벽 너덧 시에 겨우 잠들 때도 많았다.” “국화가 잠 잘 오게 한다는 얘기는 주워들었지만, 귓결에 흘렸다. 그러나 국화 베개를 만들어 벤 이후엔 정말 신기하게도 잠이 잘 왔다. 매일 꿀잠을 잘 수 있었다. 커피를 마셨는데도 쉽게 잠을 잤다. 신기하고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었다. 대박이었다. 나 혼자 비결을 갖고 있기보다는 국화 베개를 소개함으로써 불면에 시달리는 분들에게 꿀잠의 기회를 드려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김원영씨는 이웃에게 국화 싹 나눔을 즐긴다. 재배는 물론 국화 베개 만드는 법을 공유한다. 그가 전하는 국화 베게 만드는 법이다. 국화를 따서 소금물에 담갔다가 건진 뒤 건조기에 넣고 말린다. 줄기와 잎도 썰어 함께 건조한다. 이후 국화 줄기와 잎과 꽃을 적당한 비율로 혼합하여 베개를 만들면 된다. 건조가 덜된 걸 사용하면 벌레가 일거나 짠 내가 나니 피해야 한다. 밥이 보약이듯 잠도 그에 못지않다. 국화 베개로 불면의 찌뿌등함에서 벗어나 보자.


/김상영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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