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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깊은 늪 영일신항만, 기사회생 ‘활로’ 찾아라

장은희기자
등록일 2023-12-14 19:52 게재일 2023-12-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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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급감 자본금·차입금 잠식<br/>작년 순이익률 -146%로 역성장<br/>보조금 받아 대출이자 갚기 급급<br/>부산에 편중된 물동량 일부 유치<br/>전쟁중인 러시아와 물류 협상 등<br/>운영난 타파 ‘극약 처방’ 있어야

경북 유일의 컨테이너항만 (주)포항영일신항만(이하 PICT)이 갈수록 적자폭이 커지는 등 심한 운영난의 깊은 늪에 빠지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경북도·포항시는 매년 PICT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영업 연 매출액이 급감, 대출금 이자도 갚지 못하면서 ‘극약 처방이 아니면 해법이 없다’는 강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PICT의 비공개 내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12월 기준 자산 총계는 1천95억6천200만원이지만 부채 총계는 1천655억3천500만원으로 이미 심각한 부실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경영수지 향상을 위한 밑바탕이 되는 연 매출액도 51억 6천500만원에 그쳤다. 영업 순이익률은 더욱 초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146.03%, 2021년 -55.78%, 2020년 -89.72%로 마이너스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당연히 초기 자본금 780억 원과 금융 차입금 550억 원 모두 잠식됐다.


환태평양 해양시대 선도를 기대하며 지난 2009년 설립된 PICT의 국내 동종 산업 성적도 최하위로, 명함도 내밀기 부끄러운 수준이다.


지난해 동종 산업의 매출액을 보면 1위 부산항만공사는 3천356억9775만원에 달했고, 2위 전남 여수 보잉코퍼레이션(주) 2천923억4천82만원, 3위 부산신항만(주) 2천903억9천983만원, 4위 부산항터미널(주), 5위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주) 순이었다.


PICT가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현재로선 선박 물동량을 늘려 선박 입출항료와 화물 입출항료, 전압료, 정박료 등 항만시설 사용료 수입을 올리는 방법 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PICT의 물동량은 감가상각비를 충당하는 최저 마지노선인 20만TEU(규격 컨테이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PICT 컨테이너 물동량은 2018년 11만6천148TEU, 2019년 11만9천922TEU, 2020년 10만8천641TEU 등으로 수년 여 째 10만 TEU를 유지하다 2021년에는 9만7천775TEU으로 떨어졌다.


그마저도 2022년에는 5만8천443TEU를 기록, 다시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다.


PICT측은 실적 하락의 주 원인이 “지난 2013년 철강 경기 악화로 물동량이 줄어 든 데다 러시아 루블화 폭락사태로 물동량 30%였던 쌍용 완성차 분해 수출이 중단된 점, 코로나19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이라고 밝혔다.


PICT가 회복 불능 상황으로 빠져들자 이 회사 지분을 각각 10%씩 갖고 있는 경북도와 포항시는 물동량 확보를 위해 조례를 제정하는 한편 연간 보조금 35억원 가량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지원금으로는 매년 45~85억원에 달하는 이자 내기에도 급급, 원금은 아예 갚을 엄두 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심한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경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이선희 도의원은 “도가 투자한 78억원이 자본잠식으로 장부가액이 ‘0’이 됐다”며 “보조사업 자부담금 예치와 보조금 정산 법정 기한 준수 등 법령에 따라 보조금이 집행되도록 수시점검과 철저한 지도감독을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의 A항만전문가는 “컨테이너부두 개발 때 제시된 포항경제 유발효과는 8.3% 성장에다 생산유발효과 5천140억원, 임금유발효과 1천76억원, 고용유발효과 8천894명이었고 포항시 인구도 4.3% 2만2천200명 증가를 낙관했었다”면서 “지금 되돌아 보면 터무니 없는‘장미빛 청사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운영을 할수록 빚만 눈덩이 처럼 늘어나는 항만을 차라리 없애는 것이 낫다”면서 “부산의 많은 물동량 중 일부를 유치하거나 러시아와의 협상 등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PICT 관계자는 “러시아 전쟁이 장기화 된데다 이스라엘까지 전쟁 중이어서 현재 북방거점항만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라며 “컨테이너 부두 2선석을 근간으로 하되 잡화부두 2선석을 통한 수입 증대를 추진하고 있으나 현실이 만만찮아 고민”이라고 밝혔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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