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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늪에 빠진 영일신항만, 活路를 찾아라

등록일 2023-12-17 17:55 게재일 2023-12-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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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8월, 20여 년간의 공사 끝에 개항한 (주)포항영일신항만(PICT)이 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어 걱정이다. 신항만 측은 올들어 대형선사와 물류전문기업을 대상으로 매각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부채가 걸림돌이 돼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PICT의 최대주주는 대림건설(29%)이며, 포스코건설과 코오롱건설 등 국내 6개 건설사, 그리고 경북도와 포항시(각 10%씩 지분보유)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신항만 측 내부자료에 따르면, 2022년 매출액은 51억6천여만원이다. 국내 항만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지만, 부산 항만사들과 비교하면 매출액 규모가 초라하기 짝이 없다. 부산항만공사와 부산신항만(주)의 지난해 매출액은 각각 3천357억원, 2천904억원이다.

PICT의 지난해 영업 순이익률도 ·146%로 뚝 떨어지면서, 2022년말 기준 부채(1천655억3천여만원)가 자산(1천95억6천여만원)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물동량 확보를 위해 연간 35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신항만측은 매년 45~85억원에 달하는 이자를 조달하기에도 급급한 상태다. 재무능력이 한계상황까지 온 것이다.

PICT가 ‘돈 먹는 하마 신세’로 전락한 원인은 근본적으로 대구·경북지역 컨테이너 시장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일신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5만8천443TEU를 기록했다. 감가상각비를 충당할 수 있는 마지노선(20만TEU)의 30%에도 미치지 못한다. 신항만 물동량의 30%를 차지했던 쌍용 완성차의 분해 수출이 루블화 폭락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중단된 탓도 크다.

PICT가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려면 지자체와 협력해 선박 물동량을 늘리는 방법밖에 없다. 2009년 창업정신으로 돌아가 컨테이너 물동량이 비교적 많은 구미지역 기업을 비롯해 대형화주들을 대상으로 맨투맨식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해외시장의 경우 지금처럼 러시아나 중국에 너무 의존하지 말고, 미주지역 원양항로 개척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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