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가속화로 노년층 소외 증가<br/>정보접근 등 생활 전반서 권리 침해 <br/>온라인서비스 비중 서서히 늘렸으면
한창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진행 중이던 지난달 10일, 중고 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글이다. 구하기 힘든 한국시리즈 표를 양도하게 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도쿄올림픽, WBC 참사로 떠들썩했던 것이 무색하게 현재 한국 프로야구는 코로나19 규제 완화와 더불어 젊은 세대의 유입이 크게 늘며 나날이 관중 수가 늘고 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29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5차전서 이기고 올라온 KT 위즈의 경기를 기대하며 추운 날씨에도 많은 남녀노소가 야구장을 찾았다. 100% 온라인으로 진행된 예매는 시작과 동시에 빠르게 매진되었다. 하지만 성황리에 치러진 한국시리즈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진 못했다.
해가 갈수록 매크로를 이용하거나 비싼 가격으로 재판매를 위해 표를 구매하는, 소위 암표상이 늘며 티켓 경쟁이 더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도 구하기 힘든 좌석을 디지털에 취약한 노년층은 온라인은 물론 현장에서도 쉽게 구할 수 없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온라인 예매를 진행한 후 나온 취소 표만을 현장 판매하는데, 이 또한 극소량이기 때문에 구경조차 쉽지 않다. 현장에서는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웃돈을 주고 파려는 암표상들이 즐비하다.
지난달 8일 JTBC 밀착카메라에서 몇몇 팬들은 “MBC 청룡서부터 팬이지만 인터넷으로만 100% 예매해 나같이 나이 칠십이 다 된 사람들은 들어갈 수가 없다, 현장 예매를 10%라도 진행한다면 전날 자정부터라도 기다릴 수 있다”며 인터뷰했다. 해당 방송이 나간 후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서 많은 누리꾼들이 일부라도 현장 판매를 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로부터 이틀 뒤, 한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LG 트윈스의 팬인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티켓을 정가에 양도하겠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렇듯 온라인 예매에 어려움을 겪기 쉬운 어르신들에게 배려한 선행은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지만 KBO 차원에서 직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설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피치클락, 로봇심판 등을 도입해 경기 시간을 줄이거나 심판 판정으로 인한 논란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KBO가 앞으로의 야구팬의 유입과 유지를 위해 진정 고민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때인듯하다.
비단 이런 문제는 스포츠계만의 것이 아니다. 이동 수단도 마찬가지인데, 고속철도는 애플리케이션이나 자동발매기로만 표를 구입할 수 있다. 택시 또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앱을 사용하지 않고 바로 택시를 잡는 것이 이전보다 어려워졌다. 한 누리꾼은 노인 승객을 배려해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서는 택시 호출 앱을 켜놓지 않는다는 택시 기사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어느 순간부터 각종 음식점에 우후죽순 생겨난 키오스크처럼 생활의 모든 면에서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것이 많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불평하지 말고 모르면 배우면 되지 않냐는 반응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누구나 처음 접하는 것에는 서툴기 마련이다. 급변하는 디지털 사회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함께 발맞추어 갈 수 있도록 온라인 서비스 비중을 보다 서서히 늘려가고 시민들은 서로 도와주는 등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최유정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