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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CEO인선 중 화재 겹친 포스코 ‘뒤숭숭’

등록일 2023-12-25 18:08 게재일 2023-12-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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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화재로 상당수 생산설비 가동이 중단됐던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하루 뒤 2·3·4고로를 재가동하며 정상가동에 들어갔지만, 포스코 그룹 내부분위기는 뒤숭숭하다. 포스코측이 “화재에 따른 설비 가동중단 시간이 짧았던 만큼 철강 제품 생산·수급에 큰 차질은 없다”고 밝혔지만, 정부에서는 방문규 산업부 장관이 직접 정부 서울청사와 포항제철소 간 긴급 영상회의까지 열고 “일시적 가동중단이라도 조선·자동차 등 수요 산업에 파급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원인 파악과 조속한 복구에 전력을 다해달라”고 강조했다.

포스코로서는 내년 초 최정우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주부터 후임 인선 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라, 이번 화재가 미칠 후폭풍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최 회장은 현재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주변에 “자연스럽게 흘러가면 된다”고 밝히며 사실상 3연임 도전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19일 열린 이사회에서 현직 회장의 의사 표명과 관계없이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최 회장이 연임 도전 의사를 굳이 밝히지 않아도 된다. 최 회장은 재임 기간에 이차전지 소재와 수소 분야 쪽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2021년에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뛰어난 경영역량을 보여 왔다.

김영삼 정부 이후 역대 포스코 회장들은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직을 내놓는 수난을 겪었다. 문재인 정권 초인 2018년 7월 회장에 취임해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한 최 회장도 현 정부와의 관계가 순탄하진 않다. 지난해 8월 태풍 힌남노 사태 당시에는 정부가 ‘최 회장 책임론’을 거론하기도 했다.

포스코 ‘CEO후보추천위원회’는 늦어도 내년 2월 중순까지는 최종 후보 1인을 이사회에 추천한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후보추천위에서 최종 후보를 내놓을 때까지 거취에 대해 침묵을 지킬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정부가 탐탁지 않게 여긴다’고 소문난 최 회장의 3연임 여부에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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