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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스케이트 타볼까요

사공은 시민기자
등록일 2024-02-20 18:12 게재일 2024-02-2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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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왕피천 공원 안에 위치한 빙상장 아름관.
겨울이 되면 울진 왕피천 공원 내에 있는 빙상장 ‘아름관’이 개장한다. 올해는 지난달 13일을 시작으로 3월 11일까지 운영된다. 평일에는 정빙시간 30분을 포함해 2시간 간격으로 4회 운영이 되고, 주말에는 5회 운영이 된다.

스케이트와 썰매의 입장료가 2000원, 대여료가 1000원으로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군민인 경우는 입장료가 50% 할인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작년에는 아이가 어려 썰매를 이용했다. 아이가 썰매를 직접 타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끈을 잡고 끌어줘야 하는 것이라 30분 이내에 체력이 바닥났던 기억이 있다.


올해는 썰매의 종류도 다양해졌고, 아이가 직접 움직일 수 있도록 도구도 준비돼 있었다. 이 사실을 모른 채 스케이트의 재미를 느끼게 하기 위해 무작정 스케이트화를 신겼다. 스케이트화는 170mm부터 300mm까지 있고, 8세부터 이용이 가능했다. 나도 스케이트를 타본 지 12년이 지나서 설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지만, 막상 신어보니 몸이 기억하고 있는 듯했다. 작년과 달리 올해는 보조기구를 대여하고 있었다. 다소 무모한 도전으로 생전 처음 얼음판에 설 아이를 어떻게 잡아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 보조기구가 유용하게 쓰였다. 대여료는 2000원으로 사용 후 반납하면 1000원 환불해준다.


처음에는 보조기구를 밀지 못해 제자리에서 발걸음을 동동거렸지만, 스스로 미는 방법을 터득한 탓인지 조금씩 나아간다. 미끄러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스케이트를 타고 앞으로 나가고자 도전하는 마음이 아이의 얼굴에 비쳐지니 대견했다. 아름관을 여러 번 방문하였지만, 점심 먹고 오후 2시에 시작하는 3회차에 사람이 가장 많은 듯 했다. 겨울 방학이라 친구들과 같이 방문한 학생들이 많이 보였고, 자녀와 함께한 부모님, 연인들도 있었다. 그들 모두는 신나하고 있었다.


부모님 중 아버지가 대부분 스케이트를 타고 있었고, 어머니는 밖에서 사진을 찍으며 스케이트를 즐기는 아이를 흐뭇하게 바라본다. 중심을 잃어 뒤로 넘어질 때면 엉덩이가 깨질 듯 아프다. 오히려 안 넘어지려고 휘청거리다가 앞쪽으로 넘어졌다. 무릎을 얼음 바닥에 찧었는데 고통이 머리까지 전해졌다. 부끄러운 것보다 아픈 것이 먼저일 정도였다. 다음 날 보니 멍이 시퍼렇게 들어 며칠을 고생했다. 타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아이가 쉬어가는 시간도 줄어들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도 자연스러워졌다. 보조기구를 빼고 탈 수 있는 그날을 상상하며 폐장 때까지 남은 기간에도 부지런히 이용해보려 한다.


/사공은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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