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발 한국 경유 화물선서 찾아<br/> 28.43kg 94만명 동시 투약 가능<br/> 美 마약단속국과 공조 수사 진행<br/>“실제 목적지 한국 아닌 은닉 추정”
대구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최재만)는 15일 관세청과의 공조를 통해 멕시코발 한국 경유 화물선에 은닉된 코카인 시가 142억 원어치 28.43kg 밀수를 적발해 압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적발은 울산 온산항에 정박 중인 멕시코발 2만5천t급 화물선의 선저에 위치한 씨체스트(배의 균형을 잡거나 냉각수 용도 해수가 유입되는 통로로서 바닷물에 잠겨있는 부분)에서 94만여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시가 142억원 상당의 코카인 28.43㎏을 발견됐다.
또 미국 마약단속국(DEA)과 공조해 코카인 밀수 경로와 관계자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코카인은 검은색 가방에 1㎏씩 나눠 28개 블록 형태로 포장됐고 2개의 블록 안에 코카인을 숨기면서 매립·설치한 GPS 위치추적장치도 발견됐다.
화물선은 아연·납 광석을 운반하는 싱가포르 선적으로 지난 3월 4일 멕시코 만사니요항을 출발해 지난 3월 16∼19일 캐나다 밴쿠버항을 경유, 지난 5일 울산 온산항에 도착했으며 일본을 거쳐 뉴질랜드에 입항할 예정이었다.
검찰은 화물선 내외부를 수색하고 신고자 및 6개 국적의 선장·선원 등 19명의 휴대전화, 화물선 내 CCTV, 입출항 경로 등 관련 증거들을 신속하게 확보해 분석중이다.
또 화물선 내 CCTV 영상 확인, 화물선 입출항경로 등 관련 증거들을 확보해 분석했지만, 현재까지 승선한 선원들이 코카인 밀반입에 관여했다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검찰은 선사 측에서 지난해 6월 3일 마지막으로 씨체스트 청소작업을 진행한 사실과 압수 당시 GPS 위치추적장치의 배터리가 모두 방전(수명 최장 1년)돼 작동하지 않는 상태인 점, 코카인 가방 표면에 번식하고 있던 따개비 형상 등을 종합하면 지난 2023년에 은닉된 것으로 추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2020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최근 발생 다량의 코카인 밀수사건은 한국을 경유한 후 타국으로 출항하려는 선박이나 타국에서 하적하지 못한 화물에서 적발됐는데 실제 목적지가 한국이 아닐 가능성이 높은 데다 현재까지 국내 다량 유통의 위험성은 포착되지 않았다”며“코카인은 지난해 밀수출을 위해 화물선의 씨체스트에 은닉됐으나 계획대로 회수되지 못한 채 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