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활용해 7조 원대 불법 외환거래를 통해 대가로 금품과 접대를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수재 등)로 기소된 NH선물 팀장 A씨(43)가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대구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정승규)는 17일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4년 3개월과 벌금 94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 6개월과 같은 액수의 벌금을 선고했다.
또 함께 기소된 차장 B씨(40)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54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200만 원을 선고했다.
나머지 직원 3명은 징역 6개월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520만∼2400만 원의 벌금을 각각 선고했다.
A씨와 B씨의 금융기관 상대 업무방해 혐의, B씨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방조 혐의는 원심과 같이 무죄가 인정됐다.
A씨와 B씨는 외국인 투자자와 공모해 지난 2019년 8월부터 2022년 8월까지 파생상품 소요 자금인 것처럼 허위 내용의 자금확인서를 첨부, 송금신청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은행을 속여 420차례에 걸쳐 5조7845억 원 상당 외화를 해외로 송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외국인 투자자가 신고 없이 모두 411차례에 걸쳐 1조2075억 원 상당 외환 거래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한 혐의도 받았다.
이러한 범행으로 외국인 투자자는 해외에서 매수한 가상자산을 국내 거래소에서 매도한 뒤 그 차액인 일명 ‘김치 프리미엄’을 얻는 방법으로 7조원대 가상자산을 거래해 2500억 원 상당 수익을 챙겼다.
이 과정에서 A씨 등은 명품 시계와 가방, 현금 등 각각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씩 모두 1억원이 넘는 금품과 접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A씨는 엄격한 청렴 의무가 부과되는 금융기관 직원으로서 직업윤리를 망각하고 범행해 죄질이 좋지 않다”며 “다만, A씨와 나머지 피고인들이 대가로 받은 금품을 뒤늦게 반환하고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