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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으면 정말 행복할까

허명화 시민기자
등록일 2024-04-30 18:24 게재일 2024-05-0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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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부모들은 아이가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사진은 포항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아이들의 하교를 돕는 부모들.
초저출생을 겪고 있는 지금, 다둥이 가족의 출생 소식이나 이따금 시골 동네에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면 무엇보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포항 호미곶면에서도 18개월 만에 아이가 태어나 마을이 들썩였다. 그리고 이들 부모는 아이를 낳은 게 정말 기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게 정말 행복할까. 물론 아이를 가진 부모들은 대부분 행복하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아이를 낳아 기르는 건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과 마주하고 있다. 아이를 낳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키우는 일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 첫 번째가 경제적인 이유를 들 수 있다. 직장인 대부분도 경제 문제를 이유로 아이 낳기를 포기하고 있다. 지난해 5월 한 인구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아이를 성인이 될 때까지 키우는 비용은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평균 3억6500만 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득 계층별 출산율 분석과 정책적 함의’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태어나는 아이들 열 명 중 아홉 명은 중산층 이상에서 태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모두가 아이를 낳지 않기 시작한 시대이지만 가난한 집일수록 아이를 낳는 걸 더 포기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지난달 17일부터 26일까지 출산지원금 1억 원을 지원해 준다면 아이를 낳는데 동기부여가 되겠는냐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질문에 대해 분명 경제적인 이유로 아이를 낳을지 고민하는 가정에서는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거라는 반응을 보였다.


두 번째는 육아휴직과 경력 단절이다. 경제적인 문제뿐 아니라 당연히 함께 고민을 해봐야 하는 문제다. 어쩌면 여성들에게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여성의 경력 단절 우려와 출산율 감소’ 연구에 따르면 아이가 있는 여성들의 경력 단절 가능성은 14%나 높고 이를 우려해 출산을 포기하게 되는데 전체 출산율 감소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여성들에게 출산과 양육의 일이 비대칭적으로 과대하게 쏠려있고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없는 노동환경, 남성들의 낮은 가사 참여도 등이 여성들이 출산을 꺼리게 되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육아휴직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도 차이가 나는데 중소기업에서는 주변 눈치를 보느라 지원 정책이 있어도 현실에서는 당당히 쓸 수가 없다. 경북에서는 지난 3월 올 상반기 ‘나의 직장동료 크레딧’ 사업에 참여한 중소기업을 보면 14곳 만이 지원했다. 이 사업은 직장동료가 휴직자의 일을 더하고 추가 수당을 받는 것인데 여전히 중소기업에서는 금전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육아휴직을 쓰려는 수요가 적으며 이런 정책들이 현실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건 예나 지금이나 어렵지만 가치 있는 일이다.


현재 둘째를 임신 중인 프리랜서 장 모(34) 씨는 “주위 친구들도 결혼과 함께 아이를 낳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아이가 있으면 분명 아이가 우선순위가 되고 나의 삶은 거의 포기를 해야 될 때가 많다. 자신의 경력 문제와 도우미를 구하는 것 등 현실에 부딪치고 있지만 그래도 아이의 존재는 엄청난 행복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인간으로서 삶을 창조하고 스스로도 성장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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