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6일을 시작으로 한국수력원자력 경주 에너지팜(본사 홍보관)에서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극장전’이 열리고 있다. 기존 타 지역 전시와는 다르게 입장료가 무료다. 일요일과 공휴일을 피한다면 언제든 관람이 가능하다. 1976년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앤서니 브라운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림책 작가다. 1983년 ‘고릴라’와 1992년 ‘동물원’은 케이트그린어웨이상을 비롯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받은 바 있다.
입구를 들어서자 거대한 고릴라 한 마리가 공중을 비행하고 있다. 고릴라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다. 벽면 가득 채워진 거대한 그림들 속을 걷고 있자니 마치 동화책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 들었다. 전시장에서는 100여 점의 일러스트와 함께 국내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만든 영상과 미디어 아트를 볼 수 있다.
또한 이번 전시엔 특별히 작가가 한국의 강원도 횡성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려낸 ‘숨바꼭질’도 만날 수 있다. 가이드라인을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게 사진 촬영이 가능해 중간 중간 대형작품들을 포토존 삼아 촬영하며 감상에 들어갔다. 한번 방문으로는 아쉬울 만큼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들이 많다.
얼핏 그림 같으나 수많은 작은 사진들로 이루어진 고릴라 이미지부터 유명 명화 속 주인공까지 고릴라의 역할은 변화무쌍하다. 얀 반 아이크의 ‘아르놀피니의 약혼’은 뭉크의 절규와 만나 근엄하기만 하던 약혼식이 귀여운 악몽이 되어버렸다. 명화를 패러디 한 작품들은 ‘미술관에 간 윌리’에 등장하는 이미지들로 어렵게 느껴지는 서양미술사를 아이들이 편하게 접할 수 있게 도와준다.
전시장 끝 즈음엔 아이들에게 잘 맞는 책상과 의자, 종이, 채색 도구가 구비되어 있다. 앤서니 브라운의 세이프 게임이란 코너로 무료로 체험 가능하다. 아이도 어른도 모두 행복해지는 전시였다. 그림 동화책을 기반으로 한 전시다보니 관람 전 책을 읽고 가는 쪽을 추천한다. 전시는 오는 9월 30일까지 이어진다. /박선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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