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군의 독도 폭격으로 현장에서 미역을 채취하다가 사망한 울릉도 및 동해연안 지역어민의 사건을 다룬 ‘독도 6.8사건과 시민사회역할’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7일 울릉군청 대회의실에서 푸른울릉독도가꾸기회(회장 정석두) 주최·독도학회 공동주관, 경상북도와 울릉군, 대구지방변호사회 후원으로 열렸다.
이 사건은 지난 1948년 6월8일 오전 11시 30분쯤 오키나와 주둔 미 제5공군사령부 소속 21대의 B-29폭격기가 독도 서도 물골 앞 해상에서 미역을 채취하던 어민들을 무차별 폭격한 사건이다.
이 폭격으로 울릉독도에서 작업 중이던 울릉도와 강원도, 울진, 영덕 등 동해안 어민 14명이 사망 또는 행방불명되고 6명이 다치는 등 큰 인명피해가 났다.
이날 행사는 정장호 전 푸른울릉독도가꾸기회장 사회로 정석두 회장 환영사, 남한권 울릉군수, 대구지방변호사회 독도방문단 대표 축사, 김상복(희생자 고 김해도 님의 아들)유족 소개 및 인사로 시작됐다.
6.8독도폭격사건과 시민사회의 역할에 대해 전충진 독도시민연대 대표의 발표에 이어 김윤배(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대장) 박사를 좌장으로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지정토론은 김수희 독도재단 부장, 박진우 국립창원대학교 교수, 서인원 독도학회 이사가 나섰고 이어 발표자, 토론자, 참석자 전원의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주재 발표를 한 전충진 대표는 "6.8 독도폭격사건을 해방 후 혼란기에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이다. 76년 전에 일어난 6.8 독도폭격사건은 우리나라 양민이 학살당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지만 오늘날까지도 미제의 사건으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 첫째 해방 후 혼란기에 행정이 정상 작동되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 사건 실체를 정확히 조사하지 않은 채 서둘러 종결지었기 때문이다.
둘째 사건 이후 오늘날까지 역대 정권의 미국과 일본에 대한 식민사대주의 시각 탓에 사건의 규명과 사건의 공식화를 외면한데서 비롯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 대표는 76년 전 일어난 사건은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집단 망각 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는 첫째 발생 경위부터 피해자 보상까지 비공개로 진행돼 사건의 전모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 둘째 우리 정부가 국제정치 역학관계에서 '을'의 입장이어서 국가 주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
셋째 현재 진행형의 독도 문제와 관련해 이 사건이 국제연대를 통해 일정부문 독도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미 공군의 무차별 폭격에 일본이 상당히 개입했다는 점에서 영토문제를 풀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무고한 희생을 당한 울릉도 및 동해어민들의 영령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시민사회는 역량을 결집, 미국의 사과라는 대반전을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충진 대표는 "6.8 독도폭격사건의 목표를 향한 프로세스가 시민사회, 특히 푸른울릉독도가꾸기회를 중심으로 더욱 활발하게 전개돼 울릉독도영토주권을 더욱 공고하게 수호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