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평마을은 고려 충신 신숭겸의 후손인 평산 신 씨 종택이 있는 마을로 주민의 85% 이상이 신 씨가 차지한다. 예전에는 300가구가 넘는 큰 마을이었으나 모두 외지로 나가고 젊은 사람들이 줄면서 지금은 100여 가구가 살고 있다.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명절이나 휴가철에 옛집을 방문하여도 시간에 쫓겨 돌아가면 항상 아쉬움이 남았다. 어릴 적 뛰어놀던 옛 마을에 대한 추억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사무치고 그리움도 늘어만 갔다. 출향인들과 마을 주민들이 모두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모임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몇 년에 걸쳐 꾸준히 나왔다. 모임이 구성되면 보고 싶은 사람들도 만나고 자꾸만 규모가 줄어드는 마을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겠다고 했다. 그 결실로 2023년 7월 첫 발기인 모임을 시작하여 이번 제 1회 행사로 이어졌다.
시어머님이신 덕천띠기도 함께했다. 다리가 불편해서 망설이던 어머님을 모시고 왔더니 옛 이웃과 조우해 반가워 손을 놓지 못했다.
“아이고 반갑니더, 왔니껴, 옛날 얼굴 그대로 있네, 살아있으니 이렇게 만나게 되네” 서로 손을 잡고, 부둥켜안고 반가워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고향을 떠난 지 70년이 넘었다는 어르신도 보였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청송지회장의 사회로 행사가 시작되었다. ‘숨어 우는 바람 소리’의 가수 등 여러 가수의 노래에 이어 그룹별 개인별 장기자랑과 노래자랑으로 참석자들은 옛 추억에 흠뻑 빠져들었다.
많게는 90대부터 적게는 40대까지 평균 연령이 60세는 넘을 사람들이 신나게 춤을 추었다. 흥에 겨워 90이 넘은 새마을띠기도, 덕천띠기도 지팡이를 짚고 무대 앞으로 나가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모두가 동구에서 물놀이하고 빨래하던 시절로 돌아간 듯 지칠 줄 몰랐다.
전국 총회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모임이 있기까지 애써준 임원진들과 적극적으로 참여한 전국의 많은 분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리고 노래비 제작을 위해 1000만 원을 목표로 시작한 것이 300여 명이 동참하여 6000만 원이 넘게 모금이 되었을 때는 모두가 놀랐다고 했다. 중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중평의 힘을 느꼈다며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매년 중평의 전통 마을 축제로 만들자고 했다. 또 어렵게 만들어진 이 모임이 오래 지속되도록 당부한 세 가지가 인상 깊었다. 참여와 배려, 사랑이었다. 단체 SNS 공간에서 구경만 하지 말고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 부족함은 격려하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이웃을 사랑으로 대할 때 모임은 더 견고히 다져지고 오래도록 유지될 수 있다고 했다. 모처럼 마을이 떠들썩하게 사람이 모이고 정이 넘치는 풍경이 아름답다. 전통 있는 중평마을의 일원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부디 행사를 주관한 중들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마을 주민 모두가 동참하는 한마음 축제가 매년 열릴 수 있기를 기원한다. /손정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