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환직 의병대장의 호위무사 3인… 찾는 이 없이 점점 멀어지는 관심 안타까워<br/>“일제에 항거하며 고귀한 목숨을 초개같이 던진 그들의 숭고한 의기 기억해야”
추모제가 개최된 이곳은 구한말 산남의진 제2대 의병대장 정환직이 체포되던 1907년 12월 12일, 호위무사로 끝까지 대장 곁에서 저항하다가 일본군에 의해 처참하게 희생된, 이름을 알 수 없는 의병 3인의 합장 무덤이다. 돌보는 이 없이 버려진 듯 방치되어 있던 이 무덤을 윤광열, 박두수, 손용익 등 상옥리 주민들이 젊은 시절부터 돌보아 왔다.
이날도 어김없이 윤광열, 박두수 등 어르신들이 참여하였다. 박두수 옹은 “여기 묻힌 사람들은 의병운동을 하다가 순국한 사람들이므로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았고, 가족들이 누군지도 모른다. 젊은 시절부터 우리가 벌초를 하며 돌봐 왔으나, 이제 전부 나이가 들어 그조차 할 수 없는 처지다. 이분들의 희생이 없었던들 어찌 오늘날 우리가 있을 수 있겠는가. 호국의 달이 되어도 찾는 이도 없고, 점점 사람들로부터 관심이 멀어져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며 애석해 했다.
추모제를 주관한 (사)최세윤의병대장기념사업회 이상준 이사장은 “구한말 국운이 풍전등화와 같은 시기에 분연히 일어나 일제에 항거하며 고귀한 목숨을 초개같이 던진 최세윤 대장을 비롯한 산남의진 의병들의 그 위대하고 숭고한 의기를 기억해야 한다. 그때 활동한 의병 1000여 명 중 지금까지 이름 석자라도 밝혀진 분들은 517명 정도이고, 여기 있는 이 무덤의 주인공들처럼 아직 이름조차 찾지 못하고 구천을 떠도는 영혼들이 500위 정도 있다. 의병들의 무덤임이 밝혀졌는데도 안내판 하나 설치 못 한 현실이 부끄럽다. 해마다 제수 비용을 마련해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일월충의회와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동참해 주신 상옥리 주민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조용해서 참으로 서러운 추모제였다.
해가 거듭될수록 고인(故人)도 늘어난다. 노약한 모습으로 추모제에 참여하시는 어르신들을 뵐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연세 90에 들어선 이분들을 내년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순영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