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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정진영이 들려준 ‘양반과 선비 이야기’

백소애 시민기자
등록일 2024-07-02 19:44 게재일 2024-07-0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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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양반과 선비: 삶 그리고 이상’출간 기념 북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안동은 양반의 도시다. 그리고 선비의 도시이기도 하다. 자칭 타칭 그러하다. 타지에 나가서 안동에서 왔다고 하면 “양반의 도시에서 오셨군요”한다. 안동에서 어느 문중 몇 대 손을 묻는 인사는 예사로운 일이다. 지금도 도산서원에서는 조선시대 과거시험을 재현한 도산별과가 매년 열리고 있다. 갓 쓴 이들이 모여 발표된 시제에 맞게 한시를 적는 모습을 신기하게 보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양반의 도시에서 양반을 가장 잘 아는 역사학자가 ‘조선시대 양반과 선비: 삶 그리고 이상’ 1, 2권을 내놓았다. 안동대 사학과 교수,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장을 역임한 정진영 작가의 신간이다. 지식인으로, 생활인으로 유학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던 양반과 선비의 삶을 통해 조선시대를 이야기한다.


양반과 선비를 다룬다고 하여 구태의연하지 않다. 그간 조선시대 민중운동사와 향촌사회사, 경제사, 생활사 분야에 지속적인 관심을 둔 작가의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조선시대 지배층인 양반과 선비를 중심으로 민중의 삶을 함께 다루고 있는 것이다.


정진영 작가는 “젊은 세대에게 양반과 선비는 고리타분하고 까마득한 옛 봉건제의 유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조선시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피해갈 수 없는 문제이다. 박제되거나 공허한 제도나 사상을 나열하고자 한 것은 아니다. 삶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삶을 이해할 수 있다면 우리는 역사 앞에 좀 더 겸손해지게 될 것이다. 역사에 대한 무관심은 역사와의 단절을 의미한다”고 했다.


특히, 조선시대 연구자들의 연구 입문서이자 역사에 관심 있는 독자들을 사로잡는 대중서 역할을 톡톡히 하며 발간 40여 일만에 2쇄가 나왔다. 정진영 작가는 50여 년 동안 일기와 시문, 편지, 제문, 고문서 자료인 호구단자와 분제기, 과거 시험지, 노비 문서, 문집, 상소 등 조선시대 고문서와 문집류 등을 조사·발굴해 조선시대 양반과 선비의 일상의 삶을 통해 역사적 실증성을 확보하고 행간의 기록을 채워 넣어 서사를 완성했다. 그래서일까, 가독성이 높은 역사서다.


‘역사텃밭’ 텃밭지기로 역사의 텃밭과 마음의 텃밭을 열심히 가꾸며 전원생활을 하고 있는 작가는 70여 년 삶을 버무린 이 책을 ‘학문적 자서전’으로 부르고 싶다고 했다. ‘역사’로 썼으나 개별적 삶과 이상이 모여 역사가 되듯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온 이들에게 바치는 헌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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