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 배변 처리 않고 나몰라라<br/>인적 드문 구석엔 배변봉투 눈살<br/>애완견 천국이 돼가고 있는 지금<br/>견주의 선하고 올바른 양심 절실
철길 숲을 걸으며, 쓰레기를 버리거나 애완견 뒤처리를 하지 않고 그냥 가는 사람을 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사람의 심리는 남이 볼 때와 보지 않을 때 달라진다. 가끔 비닐 봉투와 집게를 챙겨들고 플러깅을 하다보면 언제 버렸는지 구석구석이 쓰레기들이다. 테이크아웃의 투명 컵은 곳곳에 놓여있다. 가끔 풀숲에 던져진 검은 비닐봉투를 줍고 보면 애완견 배변봉투가 들어있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버려진 양심은 주울 수가 없다.
대학에 ‘스스로를 속이지 말고 그 홀로 있을 때 삼가라(所謂誠其意者 毋自欺也 君子 必<614E>其獨也)’라는 말이 나온다. 퇴계 이황의 평생 좌우명이기도 하다. 공자와 맹자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는 인간이 아니며 가르칠 수도 없다(無羞惡之心 非人也)’고 했다. 부끄러움을 알고 남이 보지 않을 때도 양심을 챙겨갈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군자다. 군자 되기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9조에 ‘모든 국민은 양심에 자유를 가진다’라고 되어있다. 우리는 자유를 누리며 자신의 양심에 따라 말하고 행동한다. 그러나 그 양심의 옳고 그름이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된다는 것이 문제이다. ‘양심(良心)’의 사전적 의미는 ‘자신의 행위에 대하여 옳음과 그름, 선함과 악함을 분별하여 도덕적으로 올바른 행동을 하려는 의식’이다. 애완견의 천국이 되어가고 있는 지금, 애완견을 사랑하는 애완견주들의 선하고 올바른 양심이 절실하다.
골목에 개똥이 또 보인다. 견주가 치우지 않고 방치한 그것은 밤길에 사람이 밟기도 하고 차량 바퀴에 눌리기도 하며 많은 이에게 불쾌감을 선물하며 자연으로 돌아간다. 2027년부터 시행 될 ‘개고기 금지법’이 통과된 후 이미 개들은 복날로부터도 자유롭다. 지난 복날 많은 사람이 보신탕 대신 삼계탕, 염소탕, 장어 등을 즐겼다는 뉴스가 있었다. 자식처럼 사랑받는 애완견들은 잘 가꿔진 포항 철길 숲 공원을 사람들과 함께 즐긴다.
애완견의 뒤처리를 하지 않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견주로 인해 동네 주민들은 힘들다. 전봇대에 뒤처리를 부탁하는 글을 붙여놓기도 하지만 안하무인이다. 동네입구에 ‘애완견 골목 출입 금지’ 플래카드를 걸자는 주민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견주들은 애견 수칙을 잘 지키고 있다. 애완견이 많아지는 만큼 견주들의 인식 수준도 높아지길 바라본다. /박귀상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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