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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어린이박물관 학교를 아시나요?

박선유 시민기자
등록일 2024-08-06 19:52 게재일 2024-08-0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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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박물관 학교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
한국전쟁이 끝나고 모두가 힘들던 시절. 1954년 10월 10일,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학교가 열렸다. 누구든 올 수 있으며 수업료는 절대 받지 않는다. 그리고 수업은 존댓말로 한다. 보상화 꽃잎처럼 맑고 깨끗하게 꽃피워 향토의 문화유산을 가꾸는데 앞장서는 마음을 지니길 바라는 뜻을 담은 학교.

경주 어린이박물관 학교가 개교한지 벌써 70년이 되었다. 그를 기념하기 위해 박물관에서 특별전이 열린다는 소식에 가족과 함께 나섰다. 박물관 학교 출신이라며 자랑스럽게 말하던 남편은 자신이 어떻게 그곳에 가게 되었는지조차 생각나지 않지만 윤경렬 선생님을 따라 남산을 자주 오른 기억은 또렷이 남아있다고 했다.


모든 관람객은 71기 특별반 학생이 된다. 전시가 시작된 16일부터 종료되는 9월 22일까지 특별전에 참석하는 모두가 71기 특별반 학생이 될 수 있다. 특별전엔 개교역사, 교가, 수업 과정, 교과서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간단한 체험과정을 통해 수료증 발급이 가능하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영상물이 상영 중이다. 당시 국립박물관 경주분관 관장 진홍섭, 공예작가 윤경렬, 문화고등학교 교감 이승을, 경주분관 학예연구사 박일훈이 만든 목요회, 어린이 박물관 학교의 씨앗이 싹트던 그해 여름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 맞은편엔 환등기가 전시되어 있다. 환등기는 1955년 국립박물관이 지원해 1980년대까지 수업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곧이어 전시장 내 비치된 프린터를 이용해 학생증부터 발급받았다. 자신의 이름이 적힌 학생증이 출력되자 아이의 관심이 더 높아졌다. 그 관심을 모아 입구에서 가져온 리플릿에 도장을 찍으며 5교시 수업에 참여했다. 도장은 석가탑, 금관, 신라인의 미소 등 저마다 다른 다섯 가지 모양으로 준비 되어 있다.


1교시는 교육과정을 살펴보기다. 그리고 2교시 교재, 교본 공부. 터치 화면을 통해 교과 내용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했다기엔 난이도가 상당하다. 3교시 쓰고 그리고 만든 문화유산들을 전시, 4교시 버스를 타고 고적 순회하며 답사하기, 5교시 배우고 익힌 내용 들로 시험 보기까지 완료하면 보상화 꽃 도장이 찍힌 수료증이 완성된다.


그중 어린 관람객들의 반응이 가장 좋은 수업은 4교시였다. 두 가지 색의 장난감 버스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다. 도장 찍기에 바빴던 어린이는 5교시에 이르러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 외 전시장 중간중간 비치된 헤드셋과 화면을 통해 당시의 목소리들과 졸업생의 소감 등을 들을 수 있는데 아이는 무척 신기해하며 모두 찾아들었다. 스피커 너머에 들려오는 오래전 목소리들을 듣고 있자니 시간을 초월한 느낌마저 들었다.


전시장 마지막엔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자신이 몇 기인지 기억하지 못하는 남편과 71기 특별반 학생 아들은 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전시장을 나와 수묵당과 고청지를 둘러보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박선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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