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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숲 거닐며 한 줄기 바람 느끼기 봉화 금강송 숲길 체험 어때요

류중천 시민기자
등록일 2024-08-08 18:28 게재일 2024-08-0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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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양면 서벽리 금강송 숲길 3㎞ 구간<br/>30m 넘는 아름드리 춘양목들 장관<br/>완만한 경사로 ‘송림욕’ 즐기기 그만
맑은 공기 속에서 소나무 사이를 걸을 수 있는 봉화 금강송 숲길.
맑은 공기 속에서 소나무 사이를 걸을 수 있는 봉화 금강송 숲길.

솔숲에서 불어오는 바람 한 줄기. 피부에 닿는 청량한 감촉에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봉화 금강송 숲길은 더위에 지치고, 몸과 마음이 지친 사람들을 위로한다.

복잡한 일상을 잠시 접어두고 청량한 솔숲의 공기, 시원한 계곡 바람과 함께 산책하듯 걷기 좋은 소나무 숲길이다.


봉화 춘양면 서벽리 금강송 소나무 숲길은 3㎞ 정도의 완만한 경사로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흙길이다.


30m가 훌쩍 넘는 아름드리 금강송은 장관을 이룬다. 잘 정리된 탐방로 곳곳에 맑고 깨끗한 계곡물이 흐르고 있어 청량감을 더하고, 높게 뻗은 소나무들은 허공에서 부딪히거나 뒤엉키지 않고 섬세하게 공간을 유지한다.


숲의 숨결이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고, 편안한 자연의 품처럼 다가온다. 산림청의 ‘산림레포츠 숲’으로 지정된 이곳은 금강송 군락지로 뛰어난 경관을 이루고 있다.


얼마 전 개통된 동서트레일 47구간이 이곳을 지난다. 완만한 경사에 탐방안내소와 숲 해설가가 있어 안내를 받을 수 있고, 쉬어 갈 수 있도록 배려한 정자, 숲과 잘 어울리는 통나무로 만든 벤치가 곳곳에 자리해 여유로운 송림욕을 할 수 있다.


금강소나무는 곧고 마디가 길며 단단하고 잘 썩지 않는다. 최고의 목재다. 조선시대에 궁궐을 짓고 왕의 관을 만드는데 사용됐기에 일반인은 벌채가 금지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에는 수탈 때문에 무참히 베어졌고, 벌목한 금강소나무는 영주역으로 운반돼 기차를 통해 부산으로 이동, 일본으로 실려갔다. 금강송은 붉은빛이 돌아 적송이라 불리기도 하지만, 봉화 지역의 금강송은 재질이 뛰어나 지역 명칭을 사용한 춘양목이라 불리게 되었다.


우리 조상들은 소나무로 집을 지어 살았고, 소나무로 밥을 짓고, 양식이 부족한 시절엔 송기를 내어 양식 대용으로 삼다가, 생을 마감할 때는 소나무 관에 담겨 잠들었다. 그만큼 소나무는 우리 민족에게 가장 가깝고 소중한 나무였다.


금강소나무는 궁궐을 짓거나 왕실의 가구 등을 만들기 위해 특별히 보호됐다.


소나무의 단면이 붉고 바깥쪽이 누런 것이 사람의 내장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황장’이라 불렀고, 현재 목조문화재 대부분은 금강송으로 만들어져 있어, 이들을 보수·관리용 목재 생산을 위해 평균 수령 80년이 넘는 1500여 주의 금강송소나무는 체계적으로 관리 중이다.


솔숲의 맑은 공기와 음이온, 피톤치드를 마시며 피로에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을 얻는 곳. 사시사철 푸른 싱그러움과 위엄으로 소나무의 위상을 말해주는 공간으로 가보면 어떨까. 걷다가 쉬어가고 싶다면 정자에 앉아 심호흡 한 번 크게 하며, 신선한 공기를 온몸으로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바람 소리에 화음을 맞추듯 계곡 물소리 또랑또랑한 아름다운 길이라 혼자 걷기에 아까울 정도다.


어제 같은 오늘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지루함과 삶의 고단함이 버겁다는 생각이 들 때면 일상의 멍에를 잠시 벗어놓고 봉화 서벽 금강송 소나무 숲에서 치유의 시간을 가져보자. /류중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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