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디 주스러 가자.”
한마디에 모두가 한자리에 모였다. 누군가는 연차를 쓰고 누군가는 여름휴가 중 하루를 써서 이제는 대구가 된 군위에 모여 아름다운 시간을 함께 보냈다.
외갓집에 도착하자마자 오랜만에 보는 친척들과 삼겹살을 구워 둘러앉아 네가 많이 먹었네, 내가 많이 먹었네 하하호호 웃으며 먹었다. 부른 배를 퉁퉁 치며 영천까지 장을 보러 가서 더운 땡볕에 힘들어하기도 했지만 카페에서 시원한 음료 한 잔에 모두들 웃음을 되찾았다.
고등학교 이후 십년이 훨씬 넘는 시간동안 보지 못했던 터라 기대도 약간의 걱정도 있었지만 모두가 그대로 였다. 변한게 있다면 새로운 식구가 생겼다는 것. 사촌 조카와 소, 강아지, 고양이 식구가 생겼다. 사촌 조카는 이모라 부르며 따라다니고, 새로운 식구를 알아보았는지 다가가니 얼굴을 들이미는 소와 손을 내미니 악수하는 것마냥 자신의 앞발을 올려주는 강아지와 쓰다듬어 달라며 애교부리는 고양이까지 모두가 정겨웠다.
수박으로 무더운 여름을 물리치고 저녁식사론 얼음 동동 띄운 시원한 콩국수 한 그릇씩 후, 집안 대청소를 했다. 혼자서는 귀찮았을 대청소도 모두 함께 힘을 합치니 금방 끝났다.
저녁에 오신 작은 외삼촌이 사촌 조카가 쓰던 장난감과 어린이용 자동차를 가져오셨다. 이모네 사촌 조카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 먼 거리에도 가득 가지고 오셨다. 조카들은 장난감이 쏟아지자 신나게 가지고 놀았다. 시민기자에게도 놀아달라며 떼를 쓰기도 했다. 조카들은 밖으로 나와 어린이용 자동차를 보자 더 신이 났다. 깜깜한 밤이 무섭다며 나오지 않으려다가도 한 번 타보자 다시 들어가기 싫어했다. 본래 우리의 목표였던 다슬기 줍기는 냇가에 물이 없어 아쉽게도 할 수 없게 되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신나는 자동차 놀이로 동네를 크게 한바퀴 돌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다시 집으로 오는 길은 고속도로 대신 국도를 이용하여 천천히 추억을 함께 되뇌었다. 사촌오빠는 ‘누구보다 가족이 제일’이라는 말이 어릴 때는 잘 몰랐지만, 서른이 넘어가며 마음 깊이 느껴진다고 얘기하며 그날 하루의 행복을 전했다. 그리고 일 때문에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한 사촌 동생은 통화로 어린 시절, 매주 주말마다 만나 같이 놀고 같이 일하며 함께 보냈던 추억을 이야기하며 그리운 시절을 추억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마음도 따스하게 채워졌지만 깻잎, 물김치, 복숭아 등 서로 나눈 맛있는 음식까지 눈에 보이는 사랑이 차 안을 가득 채웠다. /김소라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