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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촌정지간’을 아시나요?

박선유 시민기자
등록일 2024-08-22 18:59 게재일 2024-08-2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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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촌정지간은 요리 교실도 운영 중이다.
옛 경주역 뒤로 나지막한 건물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마을이 있다. 기차가 지나가는 길목에 위치해 지하도 아래를 지나야 만나지던 마을은 철길이 걷히자 완전히 다른 풍경이 되었다. 몇 년 전부터 도시 재생 뉴딜사업 대상이 되면서 원래 지명인 황오동보다 ‘황촌’으로 더 많이 불리고 있다.

이름하여 ‘행복황촌’. 행복이란 두 글자가 더해지니 이름만 들어도 고향 집 같은 푸근함, 따스함이 느껴진다. 황촌은 조선 시대 말기 신라 왕실 부근에 있어 그리 불리었다 한다.


몇 년 사이 외적인 모습에도 많은 변화가 보인다. 프랜차이즈 커피숍은 물론 이미 맛집으로 알려진 식당과 찻집에는 이른 점심시간을 맞아 손님들이 자리잡고 있다.


골목길을 조금 걸어 들어가자 맛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황촌 정지간이 보인다. 도시재생사업을 하고 있는 마을의 거점시설을 활용해 2023년 3월에 문을 열었다. 정지간이란 단어에선 부엌보다 좀 더 예스러우면서 따뜻한 아궁이에 데워지는 가마솥이 그려진다. 금방이라도 구수한 된장찌개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흰쌀밥이 차려질 것 같다.


황촌 정지간은 황오동의 마을기업인 행복황촌 마을기업 협동조합의 공유주방 브랜드로 마을 어머니들의 정성과 손맛으로 만든 도시락과 반찬 등을 판매하고 있다.


구성원은 행복황촌 마을기업 협동조합 이사장의 전체적인 운영 관리 아래 조리 담당 네 분과 다과 한 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본적인 활동으로는 반찬 판매, 단체 도시락, 다과, 샌드위치 주문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보여지는 작은 규모와 달리 한 번에 650명분의 도시락 주문도 문제없이 소화해 낼 정도로 능숙한 솜씨와 책임감을 자랑한다. 방학엔 초등학교 돌봄교실에 김밥도 납품한다.


그 외에 황촌 투숙객들 대상으로 조식도 제공하는데 평이 좋다. 정기적인 일정으로는 화요일마다 경주시민을 대상으로 반찬가게를 열고 있다. 좋은 재료와 정성으로 먹는 사람의 건강을 생각하며 만들어낸 반찬은 인기가 많다. 참고로 환경을 생각하는 의미에서 용기를 갖고 방문하면 20% 더 추가된 반찬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수요일엔 취약계층 50가구를 위해 다섯 가지 반찬을 가져다주는 일을 하고 있다.


최근엔 요리에 자신 없는 ‘요리 똥손들’을 위한 요리 교실도 열었는데 참여 열기가 뜨겁다. 1인 가구가 늘어가는 추세에 걸맞은 프로그램이다. 계란말이, 카레 등 간단하면서 평소에 즐겨 먹는 메뉴들로 이루어져 있다. 기본일수록 맛내기가 쉽지 않은 법이라 꽤 유용한 수업이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가장 큰 의미는 이곳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구조라는 점이다.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과 희망을 물었다. 정수경 이사장은 “이곳이 황촌의 구심점이 되어주길 바라며 사람들이 황촌정지간을 생각하면 엄마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건강한 음식을 떠올렸으면 한다”고 했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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