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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판기에서 뽑는 ‘문학’과 만나볼까요?

백소애 시민기자
등록일 2024-08-27 18:23 게재일 2024-08-2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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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교육청 안동도서관 1층 로비에 있는 문학 자판기.
자판기. 국립국어원에 의하면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아니하고 상품을 자동적으로 파는 장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동전이나 지폐를 넣고 원하는 물품을 선택하면 사려는 물품이 나오게 되어 있으며 주로 승차권, 음료, 담배 따위의 판매에 쓰인다’고 되어 있다.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는 적절한 가격을 지불하면 편하게 물품을 얻을 수 있는 수많은 자판기를 볼 수 있다.

그런데 돈을 따로 넣지 않아도 무언가 나오는 자판기가 있다. 그것도 무려 문학 작품과 명언이 출력된다. 안동시 당북동에 있는 경상북도교육청 안동도서관에 가면 행복을 출력하는 문학 자판기가 놓여 있다. 그걸 이용하는 건 생소하면서도 즐거운 경험이다.


일단 그 자판기 앞에 서면 ‘내 삶을 채우고 하루 일상을 위로 받는 아름다운 책 속 구절이 출력됩니다’는 문구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도서관에 방문했다가 생각지도 못했던 글 조각을 선물 받게 되는 것이다.


용지는 영수증 같기도 하고 은행 대기 번호표 같기도 하다. ‘잠깐 쉬었다 가지 않을래요?’라는 문구가 나오고 ‘문학작품’과 ‘오늘의 명언’ 중 선택해 출력할 수 있다. 문학작품을 누르자 짧은 글과 긴 글로 나뉜다. 긴 글을 선택하니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도입부가 출력됐다. 오늘의 명언을 선택하자 괴테가 등장했다.


“희망만 있으면 행복의 싹은 그곳에서 움튼다.”


커피나 음료를 뽑아 마시듯 문학 자판기에 내장된 여러 문학작품이나 명언을 뽑아 잠깐의 힐링을 가질 수 있다. 학생, 학부모, 수험생, 공시생, 잠깐 화장실을 이용하러 들른 주민들까지도 이 문장 하나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에 잠기게 된다.


문학 자판기는 매번 1층 로비를 스치듯 지나가던 시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그 옛날 커피 자판기 앞에서 종이컵을 들고 머리를 식히며 휴식을 취했던 도서관 이용객들에게 문학 자판기는 또 다른 자판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듯하다.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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