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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같은 불경기는 처음’이라는 상인들

등록일 2024-09-08 19:16 게재일 2024-09-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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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후 추석연휴가 시작되지만, 시장상인이나 자영업자들은 대목경기를 전혀 느낄 수 없다며 한숨을 쉬고 있다. 고금리와 불황 터널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가계가 빠듯해진 서민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 동해안의 대표적 수산물 상설시장인 포항 죽도시장 상인회는 “올해 같은 불경기는 처음이다. 전통시장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했다. 경북매일신문 기자가 지난주말 포항지역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취재했더니, 한가위 대목장 분위기를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고 한다. 죽도시장에서 문어를 팔아온 한 상인은 “올 추석에는 예년에 비해 단체주문이 확 줄었다”고 했다. 자금사정이 어려워진 지역기업들이 매년 해왔던 추석선물을 줄이거나 없앤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포항 철강공단 한 중소기업 대표는 “지난 설까지만 해도 직원선물용으로 10만 원 상당의 선물 150여개를 주문했지만, 올 추석엔 5만원 짜리 70개만 주문했다”고 했다. 포항상공회의소가 지난달 관내 90개 업체를 대상으로 추석자금사정을 조사한 결과, ‘사정이 나아졌다’고 응답한 곳은 5.6%에 불과했다. 비슷한 시기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서도 중소기업 93%가 ‘지난해 추석 때보다 자금 상황이 어려워졌다’고 응답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국민은 추석을 가장 풍성한 명절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적은 수입으로 근근이 가계를 꾸려오면서 지갑이 텅 빈 서민들은 추석을 앞두고 하나같이 마음이 무겁다. 정부가 최근 신용카드 사용을 늘리거나 전통시장을 이용하면 소득공제 혜택을 확대하고, 회사 명절선물에 10만원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놨지만, 서민이나 상인, 자영업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명절은 특히 취약계층에겐 평상시보다 소외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더욱 많이 느끼게 한다. 이번 추석에는 ‘복지 사각지대’가 없도록 지자체에서 특별히 신경을 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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