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율배·임지영 등 다양한 작가 작품 전시<br/>동해갤러리에선 청동기·명화 소장전도
아트페어는 예술 작품의 판매가 목적인 미술품의 장터다. 예전에는 작품 판매에만 집중했지만 지금은 점점 비엔날레처럼 전시 연출이나 기획에도 정성을 들이고 있다. 지난 5일 포항 라한호텔에서 ‘포항국제아트페어 2024’오프닝 행사가 있었다. 2017년을 시작으로 올해 8년 차에 접어들었고, 10월 전시 예정인 튀르키예와의 국제 교류전도 올해로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식전 행사로 해설을 곁들인 영상음악 감상과 이어진 축하공연으로 포항 어린이 치어리딩의 앙증맞고 귀여웠던 군무는 또 다른 조화의 즐거움이었다. 식전 행사로 분위기가 한껏 올랐을 때 많은 인사들의 축사가 있은 후 이재연 도슨트와 함께 행사 참여자 모두 9층 객실 전시실로 이동했다.
9층에 오르자 먼저 눈에 들어 온 그림은 배우 최민수의 작품이었다. 최민수와 그림이 일치되는 느낌이다. 작가의 개성이 신기할 정도로 그림에 그대로 담길 걸 보며 작가의 감성이 예술로 표출된다는 걸 실감한다.
첫 객실 전시실은 이율배 작가 그림. 푸른 바탕에 무수히 많은 선과 점. 자세히 들여다본다. 다양한 어종이 다양한 표정으로 어우러진 바다 속 풍경은 아득히 보이는 수평선과 하얀 파도만이 생각나는 바다 이미지와 또 다른 바다 모습이다. 푸른색에 가려 보이지 않는 바다 속 모습을 표현한 그림에서 사람 마음속이 연상된다. 복잡한 마음을 다스려 평안을 찾아가듯 어지러이 얽히고설킨 바다 속 풍경에서 까닭모를 질서와 평안이 느껴진다.
다른 객실 전시실로 이동해 자연의 신선함이 느껴지는 그림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자니 임지영 작가가 비단에 색깔 있는 돌가루로 그린 그림이라며 다가온다. 그림을 통해서 소통을 하고 마음도 치유한다는 임지영 작가는 “예술 앞에서 쫄지 마세요. 그냥 즐기세요. 예술은 배우는 게 아니라 향유하는 겁니다.”라고 말한다. 작가와의 감성소통은 행복으로 다가온다.
그 외에도 다른 시각에서 본 유관순과 이건희의 모습을 그린 연예인 초대작품, 수준 높은 민화 작품들, 류영재 작가의 눈이 시리도록 파란 바탕에 그려진 황금나무 그리고 컬렉터(수집가)의 소장 작품까지 도슨트 설명과 함께 관람 후 다시 5층으로 내려와 정성스레 차려진 다과와 함께 에드워드 호퍼의 다큐멘터리를 감상하니 마음은 물론 눈과 입이 그저 즐겁다.
라한호텔 외에도 이번 전시에서 제2전시실인 동해갤러리(포항시 연일읍 달전리 5번길 4)에서 청동기 100여 점과 명화 11점으로 개인 소장품이 전시된다. 청동기시대 중국 청동기와 중국작가 오관중의 유화그림 등 처음으로 선보인다는 아끼는 소장품을 9월 말까지 전시할 예정이라 하니 이번 기회에 평소에 보기 힘든 귀한 작품들을 감상하며 즐겨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어서 욕망이 채워져도 지루함에서 오는 권태로 또 다른 고통이 시작된다던 쇼펜하우어는 “예술이야말로 인간을 고통과 욕망에서 벗어나게 하는 신성한 탈출구이다”라고 했다. 철강도시 포항의 지역문화를 더 알차게 하고 있는 포항국제아트페어가 “포항 시민에게 사랑받고 우리 미술계에 꼭 필요한 축제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장미화 아트포항운영위원장의 바람에 힘입어 2025년에도 더 알차고 신선한 모습으로 다가와주길 기대해 본다.
/박귀상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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