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이 사수 궐기대회 창극 ‘몽룡전’이 봉화송이축제 특설무대에 오른다. 송이축제와 연계 개최되는 청량문화제에서는 이몽룡의 실존인물인 ‘성이성’을 만날 수 있다.
판소리 다섯 마당 중 ‘춘향가’와 ‘이몽룡과 변학도의 대결 구도’ 퍼포먼스로 검무, 타악, 전통연희, 태권도, 마술 등을 엮은 공연이다.
성춘향과의 로맨스 주인공인 이몽룡의 실존 인물은 성이성이다. 성이성(1595~1664)은 남원 부사로 부임한 아버지를 따라 남원에 머물면서 같은 또래 기생 춘향과 사랑을 나누었는데 아버지 성안의 발령으로 남원을 떠나면서 춘향과 헤어졌고, 이후 호남 암행어사로 남원을 찾는다. 두 사람의 사랑을 그린 소설이 ‘춘향전’이다.
당시 성이성은 13세에서 17세까지 아버지를 따라 남원에서 살았다. 춘향전을 쓴 산서 조경남은 성이성이 남원에 있을 때 공부를 가르치던 스승으로 만나게 된다. 성이성은 22살에 생원이 되었고 33세에 식년시 문과에 급제하고 어사화를 받게 된다. 이후 홍문관, 사헌부. 사간원의 요직을 거쳤다.
1637년에 암행어사로 파견돼 호남 지방을 순찰했으며, 1639년, 1647년에도 암행어사로 등용되었다. 이 과정에서 성이성은 남원에 두 차례 방문한다.
1648년 담양 부사로 재직할 때는 수해를 막기 위해 제방을 만들고 나무를 심어 관방제림이라는 숲이 조성되고,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었다. 성이성은 위민정치, 민본정치, 민생정치를 펼쳤고, 근검, 검소, 청빈한 공직자로 인정받았다.
봉화군 물야면 가평리에는 성이성이 살았던 창녕 성씨 종택 계서당(중요민속자료 제171호)이 있다. 이 고택은 당초 초가집이었는데 이후 후손들이 힘을 합쳐 초가집을 기와집으로 바꾸었다. 근처엔 90도로 기운 특이한 소나무 한그루가 있는데 수령이 500여 년으로 추정되고,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유년 시절부터 성이성이 좋아했던 소나무로 ‘이몽룡 소나무’라고도 부르고 있으며 남원골을 그리듯 서있다. 성이성은 53세 때 두 번째 호남 암행어사로 남원 광한루를 방문해 소년 시절을 그리워하는 글을 남겼다.
“광한루에 찾아가니 늙은 기생 여진과 늙은 서리 강경남이 마중하였다. 날이 어두워지자 기생들을 모두 내보내고 시중드는 소동, 서리와 함께 눈 내리는 광한루 난간에 앉았다. 흰 눈이 들을 덮으니 대숲이 온통 희도다. 소년 시절을 회상하고는 밤 깊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유난히 길고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사색의 계절 가을에 조선시대 로맨스를 찾아 추억을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봉화송이축제 기간에는 ‘몽룡전’ 창극 퍼포먼스가 4일 오후 4시와 7시 30분 두 차례 무대에 올려진다.
/류중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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