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도(都) 2촌(村)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각박한 도시 생활에 지칠 때 가끔은 복잡한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의 삶을 꿈꾸며 힐링을 하고 싶어진다. ‘빨리빨리’에 치인 도시인들에게 일상의 활력소를 불어넣는 시골 생활은 그야말로 사막의 오아시스다. 중년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귀농과 귀촌이 아니어도 도시와 시골 생활을 함께하는 5도 2촌은 주중 5일은 도시에서 직장 생활을 이어가고 주말에는 한적한 농어촌 생활을 즐기고자 함이다. 최근에는 중장년층은 물론 청년들에게도 그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도시를 완전히 떠나지 않으면서 자연에서의 여유와 편안함을 느끼는 생활이 매력적인 까닭이다. TV 방송에서도 자연의 삶을 동경하는 프로그램은 장수할 만큼 도시인들에게 대리만족을 안겨준다. 또 내 주위를 살펴보면 5도 2촌을 하는 지인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대구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이 모(42)씨는 금요일 저녁이면 가까운 영천의 시골집으로 향한다. 2019년부터 아이들과 함께한 시골 생활은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데 처음에 집을 구하고 고칠 때 많은 정성을 쏟았기에 아파트보다 더 애정이 간다고 한다. 유아였던 두 아이가 지금은 초등학생이 될 동안 꽤 오랜 시간의 시골 생활을 가족들이 만족해한다는데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대부분 시골집에 와서는 밭에서 일을 하고 농작물들을 수확한다. 아이들은 지난여름 자신의 키 보다 높이 자란 옥수수 옆에 서 보기도 하고 블루베리와 자기 팔뚝만한 굵은 오이도 따며 그 싱싱한 맛도 느꼈다. 시골이라 도시보다 벌레도 많고 약간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얻을 것도 많다. 아이들은 밭에서 나는 농작물들을 보며 식물에 대해 자연스레 배우게 되고 농사를 지으면서 흙과 친해지고 채소와 친해지고 자연과 친구가 되는 걸 경험할 수 있어서 좋다. 베란다에서 몇 개의 화분을 가꾸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러면서 “도시에서 스트레스가 많은 아이들이 신나게 뛰고 노래하고 흙 만지는 시골 감성을 오래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도시의 생활을 이어가면서 시골 생활을 하는 5도 2촌은 다양해지는 라이프 스타일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일명 ‘러스틱 라이프’다. 시골과 생활이라는 뜻인데 도시에서 벗어나 시골 특유의 매력과 편안함을 즐기는 시골형 라이프 스타일이다. 삶의 질을 위해 도시 생활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러스틱 라이프는 앞으로도 많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청년층에게 그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최근 한 데이터 컨설팅 회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국 성인 3000명 중 응답자의 30%가 “연휴나 휴가 때 해외여행보다 도시에서 벗어나 시골에서 시간을 보내겠다”고 답했다. 최근에는 시골의 빈집을 찾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30대 직장인 A씨도 자신의 5도 2촌 생활에 대해 “금요일마다 시골집에 도착하면 오랜만에 할머니 댁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일을 하면 몸이 바쁘고 피곤함과 불편함이 있지만 도시를 잠시 잊게 해주고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제일 좋은 건 자연의 소리가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오래 이 생활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