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출신 기부천사 박언휘 대구박언휘종합내과 원장이 KBS와 인터뷰에서 "의사 는 '돈을 버는 ’직업(Job) ‘이 아니고, 하늘이 준 ’소명(Calling)‘이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봉사하고 기부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박 원장은 의사의 직업관에 대해 강력하고 무거운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KBS는 지난 20일 '울릉도 소녀는 어떻게 매년 1억 원씩 기부하는 의사가 됐을까요'라는 제목으로 박 원장을 소개했다.
KBS는 박언휘 원장이 지난 7일 1억 4천여만 원 상당의 수입품 백신(프랑스 사노피의 ’박씨그리프테트라주‘)을 노인복지시설에 기부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KBS가 박 원장을 찾은 이유가 바로 ’올해도 어김없이 ‘기부했다는 것이다. 1억원 넘는 기부가 이번 한번이 아니라는 것. 박 원장에서 대담에서 독감백신을 기부한게 20년이 됐다고 설명했다.
울릉도에서 태어나 중학교까지 마친 어린 소녀는 의사가 되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대구로 출향한 뒤 의대에 진학했다.
하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의사가 되는 길은 절대 녹록지 않았다. 게다가 아버지의 사업 실패까지 겹치면서 다음 학기 대학 등록금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도 직면했다.
박 원장은 "대학 공부할 당시 너무 힘들고 자존심도 상했다. 크리스마스 이브 날, 많은 사람이 즐겁고 흥겨울 때 상대적인 슬픔이 더 커져서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을 하게 됐다”며 옛날 기억을 떠올렸다.
응급실에서 3일 후 깨어났는데, 여전히 절망적인 감정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교수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의사 ‘라는 직업은 자기가 하고 싶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돈을 버는 ’직업(Job)‘이 아니고, 하늘이 준 ’소명(Calling)‘이라는 거예요"
박 원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나처럼 어려운 사람이 많을 건데, 내가 의사가 되면 그런 사람들을 위해 살아야겠다고 그때 다시 결심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 원장은 어린 시절 슈바이처같이 남을 위해 헌신하는 의사가 되겠다고 굳게 다짐하던 소녀의 모습이 떠올랐다고 했다. “울릉도는 아주 열악한 곳이었어요. 의사가 없어서 초등학교 때 제 친구들이 많이 죽었어요. 이유도 모르고 죽었다”고 했다.
자신의 봉사는 약속을 지키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의사가 되고서도 그는 자신과 했던 약속을 잊지 않았고, 지금도 여전히 그 약속을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8년간 울릉도와 독도, 소록도 등 도서 산간벽지는 물론 베트남, 필리핀 등 해외 의료 사각 지역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무료 의료봉사를 꾸준히 해왔다.
최근에는 보건소, 복지시설, 장애인시설을 방문해 어르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건강관리를 제공하는 촉탁 진료를 이어오고 있다. 그가 무료로 돌본 환자만 1만 5천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장은 "쓴 만큼 줄 수 있어 열심히 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지난 2004년부터 지금까지 20년 동안 대구·경북 노인복지시설과 관련 단체에 총 20억 원이 넘는 백신을 전달했다.
박 원장은 “환자들이 저희 병원에 내어준 돈을 다시 새롭게 환원하는 거죠. 아픈 사람들을 위해서, 아프게 하지 않기 위해서. 더 많이 봉사하고 싶지만 요만큼 밖에 못한다"며 못내 아쉬워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