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권이 임기 반환점(11월 10일)을 앞두고 위기에 처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율이 19%로 추락했다. 취임 이후 10%대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보수정권 최대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 지지율은 전국 평균보다 낮은 18%를 기록했다. 직전 주(26%)와 비교하면, 한 주 사이에 8%포인트나 하락(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했다. ‘한동훈의 수모’라는 말이 나온 ‘10·21 용산면담’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윤 대통령이 TK에서조차 10%대 지지율을 기록한 것은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한국갤럽은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 음성 녹음파일 공개 반향은 차후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지지율이 더 추락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다. 여권내에서도 “추세로 봤을 땐 한자릿수 지지율도 각오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야권은 지난주말 물 만난 고기처럼 총공세를 폈다. 민주당은 2일 서울역 앞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었다. 명목상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촉구하는 집회였지만, 지도부 입에서 윤 대통령 탄핵 발언이 쏟아졌다. 오는 15일 이재명 대표 1심 선고기일이 다가올수록 민주당 공세수위는 점점 올라갈 것이다. 조국 혁신당 대표도 이날 대구에서 ‘탄핵다방 1호점’ 행사를 열고 “윤 정권은 조기종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대구를 시작으로 목포, 서울, 전주, 광주, 경남 등에서 릴레이 탄핵행사를 개최한다.
여권의 고민은 야당 공세에 적극 대응하기가 난처하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과 명씨의 추가 녹음파일이 언제 다시 공개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제는 상황이 더 악화하기 전에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 선제적으로 김 여사 문제를 푸는 데서 지지율 회복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이와함께 대통령실과 내각의 전면적인 인사와 국정기조 쇄신도 필요하다. 지금은 나라가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하루빨리 윤 대통령이 리더십을 되찾아 임기후반부 국정동력을 리드해 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