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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량 아래 추락 위기 운전자… 손잡고 45분 버텨 구조

피현진기자
등록일 2024-11-28 10:21 게재일 2024-11-2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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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119안전센터 박준현 소방교
안동시 풍산읍 계평리 인근 중앙고속도로에서 시멘트 원료를 운방하던 25t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교량 난간을 충돌해 차량  앞 부분이 난간에 매달려 있다./경북소방본부 제공
안동시 풍산읍 계평리 인근 중앙고속도로에서 시멘트 원료를 운방하던 25t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교량 난간을 충돌해 차량 앞 부분이 난간에 매달려 있다./경북소방본부 제공

교통사고로 11m 교량 난간에 매달린 60대 운전자가 소방관의 끈질긴 사투로 구조됐다.

28일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9시 29분쯤 안동시 풍산읍 계평리 인근 중앙고속도로에서 시멘트 원료를 운반하던 25t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교량 난간을 충돌했다.

이 사고로 차량 운전석 쪽이 파손되면서 60대 운전자의 하반신이 11m 교량 난간으로 빠져나와 자칫 추락할 수 있는 위기에 처했다.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안동시 풍산119안전센터 박준현(34) 소방교와 대원들은 파손된 차량을 확인하던 중 이불에 가려진 운전자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운전자는 상체만 겨우 운전석에 걸쳐 있던 상태였다.

사고로 11m교량 아래로 추락할 뻔한 운전자가 한 소방관의 사투와 구조대의 발빠른 조치로 굴절차에 의해 구조되고 있다./경북소방본부 제공
사고로 11m교량 아래로 추락할 뻔한 운전자가 한 소방관의 사투와 구조대의 발빠른 조치로 굴절차에 의해 구조되고 있다./경북소방본부 제공

이에 박 소방교는 즉시 운전자를 향해 손을 뻗어 잡았다. 하지만 사고 여파로 운전자의 손은 피범벅 이었다. 하지만 박 소방교는 손을 놓을 수 없었다. 손을 교대하다 혹시 모를 추락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대신 펌프차에 있던 로프로 운전기사의 팔을 휘감아 다른 구조대원 2명과 연결했다. 

시간이 흐르며 차량 일부가 11m 교량 아래로 떨어졌고, 운전기사의 몸도 점점 내려갔다. 두려움에 빠진 운전기사가 발버둥을 칠 때마다 박 소방교는 그를 진정시켰다. 이렇게 박 소방교와 운전자는 약 45분간 손을 잡고 버텼다.

이들은 교량 아래 국도에 에어매트가 깔리고 굴절차가 도착한 후에 손을 놓을 수 있었다. 운전자는 사고 발생 1시간 만인 오전 10시 30분쯤 굴절차 바스켓(탑승 공간)을 타고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열상 외에 다른 큰 부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소방교는 “처음 운전자를 찾았으나 이불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이불을 치워 보니 상체만 보였다. 급한 마음에 손부터 뻗어 운전자를 붙잡았다”며 “구조 작업을 펼칠 수 있는 공간 자체가 좁아 운전자를 잡고 있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날 눈도 많이 내리고, 기온도 내려가 잡고 있는 손이 얼어 붙었다”며 “그래도 운전자가 무사히 구조돼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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