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민주당의 ‘정부 무력화’,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등록일 2024-12-29 19:12 게재일 2024-12-30 19면
스크랩버튼

국회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탄핵소추했다. 야당은 두번째 권한대행을 맡은 최상목 경제 부총리도 헌법재판관 3명의 임명을 수용하지 않으면 또 탄핵소추를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탄핵혐의는 ‘내란 동조자’다. 최 대행은 헌법재판관 임명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행이 앞서 “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 권한”이라며 거부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자신이 ‘대행의 대행’ 자격으로 권한 행사를 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국무위원 무더기 탄핵’ 얘기까지 나오는 모양이다. 지금 남아있는 국무위원 일부를 한꺼번에 탄핵소추하면 국무회의는 의결정족수가 부족해 열리지 못하게 되고, 행정부 기능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강경파 의원의 생각이라고 하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현 국무위원 19명 중 국방부·행정안전부·여성가족부 장관은 공석이고,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탄핵소추 당해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나머지 국무위원 15명 중 5명만 탄핵소추하면 국무회의 심의 최소 의사정족수인 11명을 충족하지 못한다. 행정부가 국무회의를 열 수 없는 식물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의석 170석을 가진 민주당이 입법권을 무기로 국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정치적 혼란이 심화하면서 파국으로 가고 있다. 원화가치는 15년 9개월만에 최저치로 급락했다. 조만간 환율이 1500원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부분 주요자원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기업들은 늘어나는 이자부담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다음달 출범하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무역전쟁을 시작하면, ‘조타수’ 없는 우리 경제는 더 압박을 받게 된다. 위험한 것은 경제뿐이 아니다. 탄핵소추안 연쇄가결로 외교와 안보도 공백상태에 있다. 이 모든 게 윤 대통령의 느닷없는 계엄선포로 촉발되긴 했다. 그러나 우리 헌정사상 듣도 보도 못한 국무위원 줄탄핵으로 나라가 망가질 경우, 국민은 이를 주도한 민주당에도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다.

이우근 시인과 박계현 화백의 포항 메타포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