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사라진 설대목… 여야정은 民生대책 세워라

등록일 2025-01-20 18:14 게재일 2025-01-21 19면
스크랩버튼

설 대목인데도 전통시장에 활기가 없다고 한다. 내수침체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증거다. 일요일인 지난 19일 본지 기자가 대구 서문시장 상인들을 취재했더니 “설 대목이란 말이 사라진 것 같다.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한강이남 최대 전통시장으로 꼽히는 서문시장은 해마다 명절 대목 때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손님이 붐비는 곳이다.

서문시장에서 43년간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예전 설 대목에는 제수용품을 사려는 손님들이 길게 줄지어 순서를 기다려야 했는데, 지금은 그런 모습이 사라졌다. 최근 나라가 뒤숭숭해져서 사람들이 더 지갑을 열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물가가 올라 장보기가 무섭다는 손님도 많았다. 한 60대 시민은 “제수에 꼭 필요한 채소와 고기, 과일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라 살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물가정보(가격조사 전문기관) 발표에 따르면, 올 설 차례상 비용이 전통시장은 30만2500원, 대형마트는 40만9510원으로 나타났다.

서문시장 취재에서도 드러났듯이, 지금 서민경제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해(11월말 집계) 소매판매 실적이 2003년 ‘신용카드 대란’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한다. 소매판매는 경기흐름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내수지표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계엄 사태 이후 단 한 달간 소비자 심리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3개월간보다 더 위축됐다는 보고서를 냈다.

정부는 지난주 내수진작을 위해 설 연휴 전날인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고 예산 상반기 조기집행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고물가 탓에 시민들의 소비심리는 한겨울 추위처럼 얼어붙고 있다. 어제 ‘관세폭탄’을 선언한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원화가치가 달러당 1500원선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야 정치권과 정부가 곧 국정협의회를 가동한다고 하니, 하루빨리 협상테이블에 앉아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민생안정 대책을 내놓길 기대한다.

2030, 우리가 만난 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